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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24절기) 대설 - 눈은 보리의 이불이다

 

큰 눈이 오는 대설

2013년 12월7일은 절기상 21번째인 '대설'이다.

모든 방송에서는 대설임을 알리고 은근히 눈을 기대하지만 실제 대설에 눈이 내린 적은 그리 많지 않다. 절기상의 날씨는 중국의 화북지방의 계절적 특징임으로 우리나라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눈이 내리면 내년 농사가 풍년일거라며 덕담섞인 말을 한다.  대설에 특별한 풍속은 없지만 이 시기를 전후해 메주를 쑤기도 한다.  

 

 

 

겨울에 눈이 오는게 당연한데 이것이 농사와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눈은 물의 다른 형태이다. 일조량 부족과 영하의 기온 때문에 농작물이 자라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땅 위의 식물들은 성장을 멈추지만 땅 속에서는 봄을 기다리며 씨앗이 잠자고 있다. 

 

 

눈은 보리의 이불이다

한겨울 한파를 견뎌내야하는 보리는 눈의 덕을 톡톡히 본다.  '눈은 보리의 이불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눈이 이불처럼 땅을 덮어 보리를 찬 냉기로부터 보호해 주는 것이다. 비가 적은 겨울에 물이 되기도 하고 보온도 해주니 보리에게 눈은 '은인'이다. 

게다가 땅 속으로 스며든 눈은 겨울을 나야하는 식물이나 동물들에게 요긴한 생명수가 된다.  

'갯 겨울 가뭄에 김 고장으로 딸을 시집보낸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이는 시집살이도 힘든데 겨울가뭄이 든 김 재배하는 집으로 시집가서 고생이 극심함을 뜻한다고 한다. 눈은 겨울 가뭄도 해소하고 봄가뭄도 예방해 준다.

 

 

올 겨울은 추위도 빨리 오고 눈도 많이 내릴거라는 예보가 있었다. 아이들은 눈이 더 많이 내려 신나게 놀고 싶어하지만 당장 출퇴근길이 고생인 직장인들은 눈이 오는 게 달가운 소식은 아니다.

얼마 전 유튜브를 달궜던 군인들의 '제설' 뮤지컬처럼 군인들에게 겨울눈은 정서함양은 커녕 진저리쳐지는 스트레스 덩어리일 뿐이다.

 

그래도 눈이 내리면 여전히 마음이 들뜨는 사람들이 많고,  행복한 추억을 되새기고 입가에 웃음을 머금게 한다. 올해 대설에도 눈이 내려 보리 농사도 풍년, 내년 농사도 풍년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