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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지혜로운 이야기

배수진과 과하지욕 - 한신에 얽힌 고사성어

 

한신은 처음에는 항우를 섬겼다.

 

 

 

 

 

그러나 항우에게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자 유방 밑으로 들어 갔다. 그리고 유방에게 간 이후 한신은 물 만난 고기처럼 지략을 발휘해 자신의 능력을 몰라주던 옛 주군인 항우의 토벌에 기여한다.

 

그 공로로 제왕과 초왕에 봉해졌으나, 훗날 한나라가 통일된 이후 유방의 의심을 사서 참살되는 운명을 맞는다.

 

 

 

가랑이 사이로 기어간 한신, 과하지욕

 

어린 시절 한신은 집안이 무척 가난해 늘 사람들에게 조롱을 받았다.

 

그러한 한신이 나중에 유방에게 가 출세할 수 있었던 것은 장래를 위해 현재의 어려움을 참고 스스로를 낮출 줄 아는 처세술 때문이었다.

 

어느 날 불량배들이 한신을 욕보이기 위해 "내 가랑이 사이로 기어가라!"고 하자, 한신은 태연한 모습으로 불량배의 가랑이 사이로 기어간다. 이를 한자로 "과하지욕(跨下之辱)"이라고 한다.

 

 

 

 

 

그 이후로 과하지욕은 훗날의 영광을 위해서는 순간의 치욕은 참아야 함을 일컬을 때 쓰는 말이 되었다. 어쩌면 요즘같이 사소한 일에도 감정을 자제하지 못해 참극이 벌어지곤 하는 데, 한신의 과하지욕을 한번쯤 되새겨 보는 지혜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배수진(背水陣)을 친 한신

 

배수진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을 일컫는 말로서, 한나라의 명장 한신이 1만이 조금 넘는 병사로 조나라 20만 대군을 물리친 고사에서 유래되었다.

 

한나라의 유방이 팽성에서 초나라 항우에게 패하자, 다른 제후국들이 초나라와 가까이하려 하였다. 이에 유방은 한신에게 그런 제후국들을 정복하라고 명령한다. 이에 한신은 우선 위나라를 정복한 후, 다음으로 조나라를 정복하려 하나 군사력에 큰 차이가 있자 색다른 계책을 생각해 낸다.

 

한신은 우선 야음을 틈타 2000의 병사를 조나라 성 부근에 매복시키고, 1만의 병사는 강을 등지고 진을 치게 했다. 아침이 되어 한나라 군이 배수진을 친 사실을 안 조나라 군은 한신의 무모함을 비웃었다.

 

이에 한신이 본대를 이끌고 조나라 성문을 진격하자 한신을 얕본 조나라 군사들은 성을 나와 응전하였으며, 한신이 싸우는 척하면서 뒷걸음쳐 배수진에 합류하자 조나라 군은 이를 추적하느라 성을 완전히 비워 버렸다.

 

그 사이 매복해 있던 2000의 한나라 군이 성으로 들어가 한나라 깃발을 내걸었다.

 

 

 

 

 

전쟁에서 승리한 한나라 군의 승전 축하잔치에서 한 장수가 한신에게 물었다.

"병법에는 산을 등지고 물을 앞에 두라고 했는데 그 반대로 진을 친 이유가 무엇입니까?"

"병법에는 분명히 그렇게 나와 있다. 그러나 병법에는 죽을 땅에 빠져야만 살길을 발견할 수 있다는 말도 있다."고 대답하였다.

 

우리도 일상에서 심각한 수준의 위기상황에 빠지면 배수진의 각오로 대처(도전)해야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