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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느낌있는 여행

오백년 조선왕조를 지켜 온 사직단

 

작년 겨울에 경복궁에 왔을 때도 흰 눈이 펑펑 내리더니 올해도 흰 눈이 내리는 날 경복궁을 지나게 되었다.

목적지가 경복궁이 아닌지라 지나쳐 가는데 낯선 비석이 눈에 들어왔다.

'서울사직단'  여기가 사직공원인가?

 

 

일제의 만행으로 공원으로 전락했던 사직단이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지하철 경복궁역에서 사직단으로 나가는 방향엔 '사직공원'이라 표시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사직단'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사직단, 국가의 안녕과 번영을 빌며 토지의 신인 '사'와 곡식의 신인 '직'에게 임금이 직접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중국에서 들여온 것으로 삼국시대때 신라의 선덕왕이 사직단을 세웠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고려의 송도에 사직단을 세웠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조선시대때는 태조 이성계가 경복궁을 짓고 그 동쪽에 종묘를, 서쪽에 사직단을 설치하고 일년에 4번 제사를 올렸다고 하는데 날이 가물거나 비가 많이 올 때도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사직단은 도성은 물론 전국 각 지역에 하나씩 설치했으나 현재까지 남아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전국적으로 사직동이 있는데 그 곳에 사직단이 있었다고 보면 된다.

 

 

사직단은 사각형의 공간에 네 방향으로 4개의 문이 있는데 북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향이 지나는 길이 있고 임금은 서쪽 문을 통해 들어가 제단 앞으로 가게 된다.

제단은 3층의 돌로 쌓은 두 개의 사각형 제단이 동서 방향으로 있다.

동쪽이 토지 신, 서쪽이 곡식 신 제단이다.

 

 

제사는 풍년을 기원하는 정월 상수의 기곡,  2월과 8월 상순의 중삭, 동지뒤에 지내는 납향 이렇게 4번이 공식적이지만 가물거나 비가 많이 오거나 혼례나 책봉등의 행사시에도 제사를 지냈다.

지금은 일년에 한 번 9월 셋째주 일요일에 제사를 지낸다.

미로운 것은 사직단에서 제사를 지내는 것은 원래 중국에서 들여 온 것인데 어찌된 것인지 중국엔 사직단은 있지만 제사에 대한 기록이 없어 중국에서 우리의 사직단 제사 모습을 담아 갔다고 한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을 보면 '종묘사직'이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종묘에 버금갈만큼 신성하고 중요한 장소였음을 알 수 있다.

일제는 민족정기 말살 정책의 일환으로 신성한 사직단을 공원으로 전락시켰고 일제 이후엔 사직단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는 이들이 사직단 둘레에 연관이 없는 동상이나 시설물을 설치하여 인왕산의 정기를 잇지 못하게 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복원사업이 진행중에 있어 조만간 예전 모습을 되찾으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