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을 보면 작은 글씨로 음력 날짜가 표시되어 있다.
그리고 음력으로 9일 10일에 해당하는 날, 이사 업체는 평상시보다 바쁜 날이다. 만약 그날이 휴일과 겹친다면 이사업체에게는 대박날이다.
특히 학기초 같은 이사철이라면 방송에서도 평소보다 많은 이사 열풍(?)을 보도하며 이 날은 ‘손 없는 날’이라고 알려준다. 당연히 이사비용은 평소보다 2배까지 호가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도대체 손 없는 날이 무슨 날이기에 이토록 난리일까?
'손 없는 날'이란?
음력으로 날짜의 끝수가 9나 0인 날, 즉 9일, 10일, 19일, 20일, 29일, 30일을 민간신앙에서 손 없는 날이라 한다. 즉, 민간신앙에서 이사나 혼인을 하거나 먼 길을 떠나기에 좋다고 믿는 날이다.
'손'은 '손님'의 줄임 말이므로 '손님이 없는 날'로 해석되나 '손님'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여기에서 '손'은 날수를 따라 동서남북 등 네 방위를 돌아다니며 사람의 활동을 방해하는 귀신을 말한다.
이 귀신은 음력으로 따져 끝수가 1.2일은 동쪽에, 3.4일은 남쪽에, 5.6일은 서쪽에, 그리고 7.8일에는 북쪽에 있고, 그 외의 날 9.0으로 끝나는 날에는 하늘로 올라가 아무 방해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큰일을 치를 때는 이 날(손 없는 날)을 택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손 없는 날'의 유래
'손 없는 날'의 유래에 대해서는 삼국시대에 불교가 들어오면서 불교의 한 종파인 밀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불교의 한 종파인 인도 밀교에서 천문학을 다뤘고, 그 영향으로 동서남북 4방향에 대한 악귀 설이 나왔는데, 이 믿음이 임진왜란 당시 불안한 사회 분위기를 틈타 널리 퍼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불안한 상황에 뭔가를 믿고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오늘날 일반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음력으로 끝 수가 9와 0인 날이 '손 없는 날'이라는 식으로 구체적이고 획일화된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게 된 것은 일제 강점기 때 조선인들의 이동을 쉽게 파악하고 운명의식을 고착화하려는 등 우민화정책의 일환으로 이용되었다는 견해도 있다.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우리 민속 신앙으로 알고 있고, 전통을 지키는 의미에서 '손 없는 날'은 지켜야 한다는 분들도 많지만, 손 없는 날의 유래를 알고 나면 이래저래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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