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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과학

본초자오선 분쟁을 통해 본 우주지도 제작법 – 화성에도 낙동강이 있다

 

본초자오선(prime meridian, 本初子午線)은 런던의 구() 그리니치천문대(현재 케임브리지로 이전)의 자오선을 말한다. 바로 그리니치시의 기준이 되는 경도를 말한다. 그러나 자전축의 수직인 적도(위도)와 다르게 본초자오선은 정하기 나름이다.

 

 

본초자오선의 분쟁

그리니치 자오선은 1851년 영국의 천문학자인 조지 에어리경이 만들었고, 이후 가장 널리 쓰이는 자오선이 되었다. 그러다 1884 25개국 대표단이 미국 워싱턴에 모여 당시 가장 널리 사용되던 그리니치 자오선을 본초 자오선으로 결정하였다.

 

<본초자오선>

 

 

우리나라는 당연히 워싱턴 합의 과정에 의견을 내지 못했고 지금 사용하는 그리니치 자오선인 경도 135˚도 일본 동경을 지나는 기준시를 사용하니 우리나라의 정확한 기준시는 아니다. 한반도가 걸쳐있는 경도는 124 ~ 132˚이다.

당시 그리니치 자오선의 본초자오선 결정에 모든 나라가 순순히 받아들인 건 아니었다. 영국의 앙숙이던 프랑스는 그리니치 자오선이 표준이 된 뒤에도 오랫동안 파리를 지나는 자오선을 기준으로 사용하였다. 물론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그리니치 자오선을 본초자오선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본초자오선의 문제가 지구에서는 더 이상 논쟁이 되지 않으나 우주에서는 아직도 종종 논란이 되고 있다. 그 이유는 우주지도 제작 과정이 지구와는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다.

 

 

우주지도의 제작방법

지구 밖 행성에 대한 지도 제작은 우리가 늘 보는 지도의 제작과는 정반대이다. 지구의 지도 제작은 주변의 가까운 지형을 자세히 그린 후 주변 지역으로 점차 넓혀가는 방식으로 지도를 만든다.

그러나 우주에 있는 행성은 지구처럼 인간이 가까이 다가갈 수 없으므로 초기 지도의 형태는 망원경으로 파악한 전체 모습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탐사선이 주위에 접근하여 사진을 찍으면서 보다 정확한 지도를 만들어간다.

 

<우주지도>

 

 

지도 제작에서 가장 먼저 확정해야 하는 것은 경도와 위도이다, 이를 정하기 위해서는 자전축을 알아야 한다. 자전축이 확인되면 위도는 자연스럽게 정해지나 경도는 지구에서와 마찬가지로 본초자오선의 기준이 되는 지점을 결정해야 한다.

보통은 그 기준점으로 충돌구를 사용한다. 예를들어 화성의 본초자오선은 에어리-0이라는 충돌구 위를 지나며, 금성은 아리아드네라는 충돌구의 중앙 봉우리를 본초자오선의 기준점으로 정했다.

우주지도의 경도와 위도가 정해지면 지도에 정확한 위치를 표시할 수 있다. 다음 과정은 높이를 측정하여 지도의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 지구같이 바다가 있으면 해수면을 기준으로 높이를 잴 수 있으나 그렇지 않으면 여러 가지 측정법을 사용하여야 한다.

 

 

화성에도 낙동강이 있다

지도작성의 마지막은 지도에 지명을 붙이는 일이다. 우주지도의 지명 결정권은 국제천문연맹(IAU)가 갖고 있다. 그런데 우주지도에 명명된 이름들은 지구 여러 나라의 문화를 반영하여 작명한다.

 

<화성 우주지도>

 

 

당연히 우리나라의 지명도 사용되었는데 모두 5개의 천체에 우리나라의 지명이 붙여졌다. 화성, 수성, 금성, 토성의 위성인 레아, 그리고 소행성 아이다.

화성에는 진주, 나주, 태진, 장성이라는 지명이 화성의 충돌구의 이름으로 정해졌으며, 낙동강이란 이름이 붙은 해협도 있다.

그 밖에도 제주도의 빌레못동굴과 만장굴, 정찰과 윤선도, 황진이, 마고할미, 삼신할매, 세오녀, 설문대할망, 연옥, 연숙, 단군, 환인 등이 우주지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