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을 보는 창/느낌있는 여행

천 년 고찰과 고목이 어우러진 부안 내소사

 

능가산 관음봉 기슭에 있는 내소사는 백제 무왕34(633)때 혜구두타 스님이 창건한 절로 1500년의 역사를 간직한 고찰이다. 

내소사의 원래 이름은 '소래사'로 당시에는 대소래사와 소소래사 두 개의 건물이 있었으나 현재는 소소래사만 남아 있다.

 

 

 

 

조선 후기에 건립된 내소사의 대웅보전은 벗겨진 나무 기둥의 거친 속살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으며 여전히 잔잔한 미소를 띤 부처와 그림 속 관음보살상의 표정은 무심한 것인지 애잔한 것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스님들과 신도들의 수행장소였다는 설선당 부엌의 오래 된 무쇠솥과 아궁이의 모습은 여타 절에서 볼 수 없는 것이라서 특이했다.

규모 있어 보이는 템플스테이 건물들과 그 앞으로 보이는 잘 정비된 휴식공간들도 내소사만의 특징이라 하겠다.

 

 

 

 

내소사로 가는 길 목에 있는 전나무 숲 길은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 어느 때라도 절정의 풍경을 선사 한다.

평지의 길이라 유모차를 밀면서 갈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도 많은데 다리가 약하신 어르신들도 전나무의 상쾌한 피톤치드 내음을 온 몸으로 맡으며 걸어 갈 수 있는 전나무 숲 길이 유명하다.

 

 

 

 

평균 수령 110년 이상의  전나무들이 군락을 이루는 숲 길에는 내소사 입구까지 불경 소리를 연상시키는 음악은 가사에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나무의 나이를 알 수 있는 나이테가 적나라하게 보이는 밑둥 잘린 전나무는 아낌 없이 주는 나무의 마지막을 연상시킨다.

 

 

 

 

 

내소사 입구에는 수령이 1000년으로 추정되는 보호수가 있는데 나무 밑에 제단을 만들어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빌 수 있도록 설치를 해 놓았다.

얄팍한 상술이 엿보이지만 빌어야할 소원이 많은 중생들은 그냥 지나칠수 없다. 던진 동전이 제단 위에 놓여져야만 소원이 성취된다고 한다.  

 

 

 

 

단풍이 도착하지 않아 아직은 푸른 산자락 빛이어도 여름산의 기운은 사라지고 가을산을 준비하는 능가산과 내소사.

평지라 접근이 쉬우니 찾는 이들이 많아 사찰 고유의 고요함이나 번뇌를 잊게 하는 향불의 내음은 기대하기 어렵고 시끌벅적한 사람들의 고성과 기름진 부침개 냄새가 배고픈 중생을 유횩한다.

 

 

 

 

함박눈이 수북히 쌓인 전나무 숲길 사진을 보니 만약 겨울에 온다면 음식점의 기름 냄새도 없겠고 인적이 드믈어 천천이 내소사 입구까지 나무들과 교감하며 걸을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