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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 - 코믹 활극으로 그려진 안타까운 민란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

 

 

 

조선시대, 썩을대로 썩은 조정 대신들을 포함한 지방 관리들은 마치 먹이사슬처럼 서로를 물고 물리며 혼탁한 세상을 만들었고 그 중 가장 고통스럽고 핍박받는 이들은 백성들이었다. 

 

 

 

흉년이 들었음에도 무지막지한 세곡을 거둬들이는 포악한 관리들 치하에서 백성들은 막다른 길에 내몰리자 살궁리를 찾아 농기구를 버리고 칼을 들기 시작했다. 

 

 

 

백정 돌무치는 고약한 관리에게 터무니없는 고깃값을 받게 되자 화가 나지만 저항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다. 그리고 은밀한 제안을 받게 된다.

 

 

 

장안의 권력자 조대감의 며느리가 바람이 났으니 몰래 죽여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살인청부는 실패했고 댓가로 돌무치는 어머니와 여동생을 잃고 만다. 절치부심 복수의 칼을 갈던 돌무치는 복수의 대상자인 조윤을 찾아간다.

 

 

 

 

서자 출신이지만 아들 없는 조대감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조윤은 장자가 태어나자 아버지 조대감의 눈엣가시가 되었다.

 

 

 

그저 아버지의 옛사랑이 그리웠던 조윤의 애달픔은 분노로 바뀌고 서슬퍼런 칼이 되어 조대감을 비롯한 세상을 향하고 그 칼에서는 피가 멈추지 않았다. 

 

 

코믹 활극으로 그려진 안타까운 민란

하정우는 단순하고 우직한 백정 돌무치역을 맡아 가족을 잃은 슬픔과 분노를 표현하였고 서자 출신으로 사람 대접을 못받는 조윤은 그저 서 있는 모습만으로도 감탄사를 자아내는 매력적인 배우 강동원이 환상적인 몸몰림으로 표현하였다. 

 

 

 

하정우의 액션 연기와 강동원의 액션 연기가 불꽃 튀는 대결을 벌이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 잡는 바람에 정작 영화 초반, 민란의 원인이 되었던 백성들의 고통스런 몸부림은 기억에서 희미해져 버렸다.

 

 

 

억울하고 갈 곳 없는 백성들이 산 속에 모여 살면서 탐관오리들의 재산을 빼앗는 도적 무리떼로 변하는 것은 실제 역사적 사건의 배경을 가지고 있다.

 

 

 

 

처음 개봉전 홍보 영상에는 어지럽고 혼탁한 세상에서 도적이 되어야만 했던 백성들의 스펙타클한 이야기라고 소개되었는데 영화는 민란의 이야기가 아닌 무협지 같은 스토리와 장면들, 미국 서부 영화에서 들었음직한 배경 음악으로 영화에의 몰입을 방해하였다.

 

 

 

영화 '군도 - 민란의 시대', 권선징악의 엔딩으로 세상에 정의가 살아있음을 알려 주지만 기억나는건 백정 돌무치의 억울함도 아니고 굶주림에 죽은 아이의 시신이 까마귀와 늑대의 밥이 되는 장면도 아니고 하얀 도포 자락 휘날리며 허공을 날았던 멋진 강동원의 자태(?)뿐이어서 조금 아쉽고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