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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영화 '비포 선라이즈' - 우연히 찾아 온 사랑, 운명일까?

 

영화 '비포 선라이즈'

 

 

 

혹자는 사랑이 아름다운 것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영원한 사랑을 외치는 것은 영원한 사랑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지고 같이 있다해도 지금 현재와 똑같은 감정은 시간에 희석된다.

 

 

 

 

그래서일까? 사랑에 빠진 연인들은 마치 지금이 마지막인것처럼 불타는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여행길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제시와 셀린느는 첫 눈에 호감을 느끼고 비엔나에 내려 헤어짐을 기약한 하루를 보내게 된다.

 

 

 

 

 

비엔나의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이들이 나누는 다양한 주제의 길고 긴 대화가 영화 내내 이어진다.

사랑, 섹스, 이별, 죽음 등 두 연인이 나누는 대화가 계속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공감대 형성이지만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적절한 리액션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기사 이들은 지금 사랑에 빠진 연인이니 당연한 거지만 말이다.

 

 

우연히 찾아 온 사랑, 운명일까?

아름다운 비엔나와 여유로운 여행자, 이들 연인의 대화는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데 때론 감성적이고 때론 철학적이며 때론 현실적인 선을 넘나들며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 잡는다.

그래서 지루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 싶다.

 

 

 

 

 

다른 영화들처럼 연인들의 달달한 연애 이야기에 밀애를 듬뿍 담은 영화는 아니지만 서로의 눈도 마주칠 수 없을만큼 가슴 설레는 연인들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는 아름다웠다.

영화 중에 셀린느와 제시는 죽음에 대해 말하며 서로 다른 할머니 이야기를 했다.

 

 

 

 

제시는 물호스에서 뿜어져 나와 만들어진 무지개 속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서 계신 것을 보았으며 아무도 믿지 않지만 그 때 할머니와의 만남은 자신의 성장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했다.

셀린느는 가끔 자신이 죽음을 기다리며 누워 있는 노파이며 지금 자신의 모습은 그 노파의 꿈 속이 아닐까하는 상상을 한다고 했다.

 

 

 

동양적인 정서와 사상이 묻어나는 장면이라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6개월 후 다시 같은 장소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고 헤어지는 두 연인이 6개월 후에 다시 만날 수 없으리란걸 짐작하는 것은 다가올 시간들이 이들 연인의 감정을 그대로 두지는 않을 것을 알기 때문이다.

영화 '비포 선라이즈', 사랑을 시작하지 못한 이에겐 사랑의 환타지를 주고, 사랑중인 이에겐 사랑이 아름다움을 확인시키고, 사랑을 떠나 보낸 이에겐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