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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심은경의 '수상한 그녀' - 외할머니를 닮은 그녀

 

심은경의 '수상한 그녀'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배우 심은경이 노인에서 젊은 처녀로 변하는 장면이 아니라 맨 마지막에 오토바이 타고 나타나는 젊은 오빠의 등장이라는데 이견을 달 사람은 몇 안될 것이다.

 

 

 

 

아쉽게도 그 상대가 할머니라는게 충격적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거두절미하고 사진만 찍었을뿐인데 50년이 젊어져서 행복했던 욕쟁이 할머니 이야기가 시종일관 걸죽한 욕과 함께 귀를 즐겁게 한다.

 

 

 

 

입이 거친 욕쟁이 할머니 오말순 여사는 나름 인생을 열심히 잘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당당한 할머니이다.

그런데 어느 날 그동안 자신이 살아 온 삶이 헛되고 덧없다는 생각에 상심한 할머니는 늦은 밤 거리를 거닐다 사진관을 발견하게 된다.

 

 

 

 

영정 사진겸 독사진을 찍으려 들어간 그곳에서 마음 좋아 보이는 사진사는 특별히 젊어지는 사진을 찍어 주겠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 나문희의 할머니 연기는 배우의 연령대와 비슷한데다가 연기파 배우의 열연에 감정 몰입도를 높여 주었다.

그리고 나타난 20대의 배우 심은경의 등장.

 

 

 

 

이미 방송으로 그녀의 변신이 화제가 되었기에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지켜 본 그녀의 연기는 살짝 어색한 부분도 있었지만 나문희의 특징을 잘 살린 연기를 보여 주었다.

 

 

외할머니를 닮은 그녀

'세상에 사람은 세 종류가 있다. 남자, 여자, 아줌마', 남자도 아닌 것이 여자도 아닌 것이 도무지 성 정체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존재가 아줌마라고 어느 지인이 했던 말에 박장대소 했던 기억이 난다.

맞는 말인것도 같아서였다.  

 

 

 

 

그 아줌마를 계급으로 나눈다면 가장 고참이 될지도 모르는 오말순 할머니는 외할머니를 생각나게 했다.

영화 속 할머니만큼의 욕쟁이는 아니었지만 외할머니는 입에 착 감기는 전용 '욕'을 한가지 가지고 계셨던것 같다. 

 

 

 

 

욕지기의 대상은 속 썩이는 삼촌이었는데 귀에 인이 박혀서인지 정작 삼촌들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 버렸다.

지방 사투리가 섞인 할머니의 욕은 감성을 자극해 들어도 기분이 상하기는커녕 향수에 젖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그 속에는 '너를 너무나 걱정한다'는 메세지가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짧은 시간 젊은 청춘의 시간을 다시 갖게 되지만 결국 자식들 걱정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할머니를 보면서 안타까움과 반가움이 교차되는 유쾌하고 감동적인 영화 '수상한 그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