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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메릴 스트립의 '메디슨 카운티 다리' - 내가 죽으면 메디슨 카운티 다리에 뿌려줘

 

메릴 스트립의 '메디슨 카운티 다리'

 

 

 

남자는 평생 처음 느껴보는 사랑이라고 하는데 여자는 잘 모르겠다. 

십 수년을 살아 온 남편과는 다른 사랑이 맞지만 그것이 지금까지 그녀가 이뤄 놓은 모든 사랑을 팽개쳐야할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말이다.  

 

 

 

가족들의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프란체스카의 뒷모습에서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일게 뻔한 무료한 삶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남편과 아이들이 없는 나흘동안 집을 비우는 동안 오로지 그녀만의 시간을 갖게 된 프란체스카는 은근 설레인다.

가족들 뒷치닥거리에서 해방되는 나흘은 그녀에게 단비같은 휴가일 것이다.(주부만이 공감)

 

 

 

프란체스카가 사는 동네의 다리를 찍으로 온 로버트를 만난건 가족들이 떠난 직후였다.

호감형의 예의바른 남자, 처음 보는 낯 선 남자임이 분명한데 주체할 수 없는 끌림에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이 감정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그를 이대로 보낼 수는 없다는게 그녀의 선택이었다.

대담한 그녀의 용기로 남자는 그녀의 집에서 나흘간의 사랑에 빠진다.

 

 

 

집중하고 경청해 주는 로버트, 긍정의 대답을 해 주는 로버트, 부엌일도 자연스럽게 거드는 로버트,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는 로버트, 그와 함께 있으면 그녀는 전혀 딴 세상에 와 있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현실에 놓여진 자신들을 발견하고는 허탈해 진다. 

 

 

 

그와의 새로운 사랑과 삶에 대한 갈망이 크지만 상처 받을 가족들을 생각하니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녀의 사랑은 여기까지인가 보다.

 

 

 

내가 죽으면 메디슨 카운티 다리에 뿌려줘

이 영화는 이혼남과 가정주부의 불륜관계(사랑이라 해도 제3자 입장에서는 불륜임)를 소재로한 멜로물이다. 

그래서 그들의 사랑이 운명이니 첫 느낌이니 아무리 포장을 해도 제도권 안에서 결혼생활을 하는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불편할수밖에 없다. 감정적인 공감대마저도 대놓고 표현하기가 거북하고 말이다.

이들의 사랑을 인정하게 되면 그건 마치 '너도 뷸륜 동조자'구나 라는 지탄의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감독의 의도가 중년남녀의 불륜의 사랑을 이쁘게 포장했으니 봐 달라는 것은 아닐테고 평생 한 번 찾아 올까 말까한 진정한 사랑의 감정에 솔직해지라고 하는 것 같은데 글쎄..... 남편과 아이들이 엮어진 가족 관계 속에서 자기 감정에 솔직해 질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불편한 소재와 스토리임에도 이 영화가 빛난건 단연코 메릴 스트립이라는 배우 때문이다.

 

 

그녀는 사랑에 설레이기도 하고 불안해지기도 하는 그리고 죄책감에 갈등하는 여자의 심리를 완벽하게 표현했다. 마치 아이오하에 진짜 살고 있는 프란체스카를 보는것처럼 느끼게할 정도로 말이다.

그녀의 상대역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겸 배우로 등장했던 감성적인 영화로 한동안 프란체스카 그녀의 감정에 빠져 있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