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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톰 베린저의 영화 '플래툰' - 괴물을 만들고 괴물이 되어야만 살아남는 전쟁터

 

톰 베린저의 영화 '플래툰'

 

일상이 심심했던 청춘 크리스는 월남전에 자원했고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자신의 결정을 후회했으나 그는 이미 지옥의 문을 열고 말았다.

 

매일매일이 생사의 고비인 월남전의 현장, 그곳엔 일상의 심심함을 달래 줄 흥밋거리도 없었고 화려한 영웅도 없었다. 다만 매일 색다른 지옥의 현장들이 펼쳐질 뿐이었다.

지옥같은 그곳에서 점점 지옥사자로 변해가는 그들은 누가 누구를 보고 악마라고 지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크리스처럼 말이다.

 

크리스가 속한 소대에는 전쟁에 임하는 각각의 유형들이 있는데 이들은 대체적으로 용맹한 군인들로 일컬어지지만 전투에 나서는 모습들은 가지각색이다.

전투가 두려운 크리스, 본능적 전투를 치루는 반즈와 이성적 전투를 치루는 일리어스 그리고 기타등등.

지금 현재의 상황은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에는 모두들 비슷한 전쟁괴물이 되어가는 과정임이 곧 드러난다. 

 

동지건 적이건 인간의 참혹한 죽음은 반복되고 반복되어도 늘 낯선 두려움으로 다가오나, 언젠가 나의 모습일테니 말이다.  

 

괴물을 만들고 괴물이 되어야만 살아남는 전쟁터

공식적인 살인의 현장인 전쟁터에서 인명살상은 일상적인 행위이지만 이성적 판단이 흐트러지는 상황에서는 모두가 공감하지 못하는 살상이 자행되기도 한다. 반즈처럼 말이다.

그에게 전투는 목숨 건 게임처럼 보이고 그는 즐기듯 전투에 임한다. 그는 전쟁이 만들어 낸 괴물임에 틀림이 없다. 그렇다고 크리스가 반즈를 죽인 것은 용납될 수 있는가? 

 

지옥같은 전쟁터에서 살아 남기 위해 괴물이 된 반즈와 정의감으로 괴물을 단죄한 크리스, 두 사람의 행동은 서로 닮아 있다. 

'나는 반즈와 일리어스 그 둘을 아버지로 하여 태어난것 같습니다.'라는 크리스의 독백처럼 전쟁터는 사람을 괴물로 만들거나 괴물이 되어야만 살아남는 참혹한 지옥이 맞다.

 

현실적으로 그곳에서 빠져 나왔다해도 정신적으로 영원히 갇히는 지옥일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