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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느낌있는 여행

[전통시장을 찾아서:석관시장] 정겨운 전통시장 둘러보기



6호선 돌곶이역 6번 출구로 나와서 조금만 더 가면 석관 시장을 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함께 나선 남편은 1호선 석계역 5번 출구로 나와서 조금만 걸어가면 된다는 정보를 가지고 집을 나섰다. 6호선을 타려면 버스를 타고 나가야 하고, 1호선이
집과 멀지 않아 1호선을 타고 가기로 했다.

오래 전 회기동에 살았던 적이 있어서 석관동은 많이 들어봤는데 지하철을 타고 지나쳐 간 적은 있지만 직접 가 본적은 없다. 하지만 예전에 이용했던 '회기역'이 어찌 변했나 궁금해지기도 했다. 회기역은 복선으로 규모가 커졌다. 많이 변한듯 한데 그래도
군데군데 옛 모습이 남아있기도 했다.

외대앞
, 신이문을 지나 석계역에 도착했고 5번 출구를 찾아 나왔다. 지하철 역 앞은 낯선 이를 경계하듯 길이 어지러워 보여 한동안 이리저리 살펴야 했다. 결국 물어 물어 드디어 길 건너 '석관황금시장'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입구는 여느 시장과 달리 한적했다. 이곳은 주출입구는 아닌듯 했다. 입구에 있는 족발집과 모듬전집은 1시가 넘었는데 아직 문도 열지 않았고 가느다란 카세트 음악소리만이 출처가 어딘지 모르지만 아주 작게 흘러 나오고 있었다.


조금 걸어들어가니 한약 달이는 냄새가 진하게 풍긴다. 날이 약간 쌀쌀하니 약차 한 잔 생각이 났다. 왼쪽으로 연이어 3-4 집이 약재를 팔거나 다려주는 가게들이다. 그런데 아쉽다. 혹시 시음용으로 한 잔 먹을수 있으려나 기대했는데 아무데도 없다. 음악은 그 곳 중 한 가게에서 흘러 나오고 있었다.

'이 시장은 약재 파는 곳이 많구나.' 생각하며 약재료들을 둘러봤다. 고급 한약재 빼고 경동시장에서 파는 웬만한 약재들은 다 있는 것 같았다. 배즙이나 도라지 칡즙등은 다려서 1봉지에 500원씩 낱개로도 판다.

오른쪽으로는 여느 시장처럼 이불가게 양말가게 채소가게들이 있다. 토요일 오후인데 시장은 비교적 한산하다. 5-6시쯤되면 사람들이 많다고 상인 한 분이 말씀해 주신다.


시장 중간쯤 가니 입맛을 돋우는 냄새가 난다. '번데기'이다. 살까말까 망설이다 결국 사지 못했다. 들고 다니며 먹기가 이젠 쑥스러운 나이가 됐다. 50여 미터쯤 가니 시장이 끝쯤이 보였다.  여기가 끝인가 오른쪽 왼쪽을 휙-휙 둘러보니 오른쪽 앞으로 시장이 다시 이어지는 길이 보였다.

그 곳에는 찐빵과 만두 그리고 꽈배기와 찰도넛을 만들어 파는 가게가 있는데 밖에서는 아주머니가 계속 손님들에게 주문 받은 메뉴들을 포장해 주시고 계셨고 안에서는 아저씨가 산 더미 같은 반죽으로 계속 만두를 빚고 계셨다. 아저씨는 만두도 빚다가 도넛도 튀기고 안으로 밖으로 바삐 움직이고 계셨다. 이 가게가 제일 장사가 잘되는 집인것 같다.

잠깐 그 앞에 있었는데 손님들이 줄을 서지는 않았지만 끊이지 않고 온다. 그 맞은편에는 미용실이 있는데 5080 실버전용이라고 써 있고 퍼머가 13,000원 커트는 5000원이란다. 아주 착한 가격이다.


짧은 골목을 지나니 상가 건물이 보이는데 입구에 떡집이 서로 마주보고 있다. 어느 집이 더 맛있을까? 상가 통로를 지나며 보니 임대를 알리는 메모지가 붙여 있는 가게들이 몇군데 보였다. 통로를 통해 건물 밖으로 나왔는데 그 건물에 '석관시장'이라는 푯말이 보였다. '엥? 석관시장과 석관황금시장'이 다른 건가?'


그 건물엔 1층 대부분이 대형마트였고 2층과 3층엔 사우나와 스크린골프장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니까 석관시장은 상가들이 빠져 나간 상태이고 석관황금시장이 재래시장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다. 1호선 석계역쪽에서 오다보면 석관황금시장부터 돌아보게 되고 6호선 돌곶이역쪽에서 오다보면 석관시장건물부터 돌아보게 된다. 하지만 석관시장건물은 시장기능이 지금은 없다.


일반적인 재래시장과 다른 점은 석관황금시장 입구에 있었던 약재료 다리는 가게들이다.
그 진한 약냄새가 지금도 나는것 같다. 냄새를 많이 맡았으니 좀 건강해 졌으려나.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