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크 세계자연유산의 지정 대상은 다음 세가지 중 하나 이상에 해당되어야 한다.
첫째, 미학, 과학 분야에서 지형과 생물체가 어루러진 구조 또는 이러한 유형의 구조로 이루어진 대자연 가운데 뛰어난 가치가 있다고 인정받는 자연 경관
둘째, 과학, 환경 분야에서 뛰어난 가치가 있다고 인정받는 지질 구조, 지형, 또는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음이 입증된 생태 지구
셋째, 과학, 환경 보호, 자연미학적 관점에서 뛰어난 가치가 있다고 인정받은 명승지이다.
위의 세가지 지정 대상 중에서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되려면 반드시 네 가지 등재 기준 가운데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을 만족해야만 한다. 네 가지 등재 기준은 지난 글 [링크] '유네스코 세계유산 - 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 문화경관'을 참조하기 바란다.
이번 글에서는 한번 쯤은 꼭 가보고 싶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다. 그리고 대한민국 사람이면 이 중에 한 군데 이상은 가봤을 것이다.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아시아)
제주도는 2007년 국내 최초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란 이름으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곳은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그리고 거문오름용암동굴계(거문오름, 벵뒤굴, 만장굴,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로 제주도 전체 면적의 약 10%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거문오름에서 분출한 용암이 해안까지 흐르면서 다양하게 형성된 용암동굴은 최고의 백미이다. 그리고 용암동굴이면서도 화려한 석회생성물이 형성된 용천동굴과 당처물동굴은 세계적으로 매우 희귀하다.
다뉴브 강 삼각주 (유럽)
루마니아에 있는 다뉴브 강 삼각주는 1991년에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독일 서남부 지역에서 발원해 중유럽을 거쳐 동유럽으로 유입되었다가 흑해로 흘러드는 다뉴브 강은 총 길이가 2,761킬로미터에 총 면적은 약 6,000제곱킬로미터나 된다.
현존하는 유럽 최대의 습지대인 다뉴브 강 삼각주에서 생산되는 갈대는 현지 경제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은 한다.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 풍경, 풍부한 자원 등으로 유명한 이곳은 '유럽 최대의 지질.생물 실험실'로 불린다.
울창한 삼림, 잔잔한 호수 면을 따라 백조, 노란머리박새 등 멸종 위기인 조류 4종도 다뉴브 강 삼각주에서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백로를 비롯해 북아메리카의 사향뒤쥐, 시베리아의 긴꼬리올빼미, 열대 지방의 홍학, 북극의 거위, 왜가리, 민물가마우지 등의 서식지이며, 펠리컨, 흰 펠리컨 등 멸종 위기의 대형 희귀 조류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말라위 호수 국립공원 (아프리카)
말라위 호수는 말라위, 탄자니아, 모잠비크 3개국과 접경해 있으나 대부분 말라위이 영토에 포함되며, 1984년에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남북 길이 500킬로미터, 동서 너비 32~80킬로미터의 좁고 긴 형태인 전형적인 단층 함몰 호수이다. 평균 수심은 273미터로 빅토리아 호수, 탕가니카 호수에 이어 아프리카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이다.
말라위 호수에 서식하는 어류는 전 세계 담수호 가운데 가장 많은 100여 종에 이르며, 대부분 이 호수에만 서식하는 고유어종이다. 특히 몇 킬로그램에서 몇 그램까지 크기가 다양한 시클리드 어종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말라위 호수 국립공원을 대표하는 포유동물은 하마이다.
옐로스톤 국립공원 (아메리카)
미국의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해외 관광의 필수 코스라 할 정도로 대자연의 절경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곳으로 1978년에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자연 경관과 지질 현상에 따라 매머드 구역, 루스벨트 구역, 협곡 구역, 호수 구역, 간헐천 구역 등 5개 구역으로 구분되어 있다. 간헐천, 온천, 진흙 샘 등 특이한 지열 경관은 주로 간헐천 구역과 매머드 구역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이곳은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1988년 발생한 대형화재로 절반에 가까운 삼림이 파괴되었다. 화재에 대한 대처와 함께 또 다른 과제는 생테계 균형을 유지하는 어려움이다. 천혜의 자연 환경에서 급격하게 번식하는 들소에 대한 보호는 옐로스톤 국립공원이 갖고 있는 골치아픈 숙제이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시행착오는 지구촌 각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립공원의 조성만으로 인류와 자연이 조화롭게 공생한다는 생각은 아직 이르다는 걸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오세아니아)
세계 최대의 산호초 경관을 자랑하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오스트레일리아 북동 해안 대륙붕 위에 위치한 산호초 섬으로 1981년에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북쪽 토레스 해협에서 남쪽 프레이저 섬에 이르는 2,000여 킬로미터에 해당하는 구간으로, 크고 작은 산호초 섬 2,900여 개가 모여 있으며 총 면적이 20만 7천 제곱킬로미터에 이른다. 썰물과 밀물에 따라 드러나는 산호초 섬의 모습이 달라지는 데 밀물이 들어와도 600여 개의 산호초 섬은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란 이름은 영국의 탐험가이자 항해가인 제임스 쿡의 항해에서 유래했다. 1770년 지구 탐험에 나선 쿡 선장은 오스트레일리아 동부 해안을 지나다가 산호초와 석호 사이에서 배가 걸리고 말았다. 결국 배를 정박시킨 쿡은 이곳에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천연의 해양 생물 박물관이다. 산호초와 석호의 아름다운 광경뿐 아니라 어류 1,500여 종과 연체동물 4,000여 종이 산호초에서 살며 멸종 위기에 처한 듀공, 바다거북 등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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