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을 보는 창/느낌있는 여행

우리 모녀의 등장에 일산호수공원 꽃들이 고개를 숙이다?!

 

일산이 구만리도 아닌데 일산에 사는 사촌 언니네 가 본지가 12년이나 되었다.

두어달 후 12년만에 일산을 떠나는 언니가 딸아이를 데리고 마지막으로 놀러오라고 신신당부를 해서 딸아이를 데리고 데이트에 나섰다.

 

지금 일산은 꽃천지를 이루고 있다고 하는데 지하철에 내리자마자 꽃향기가 진동하겠거니 했던 예상은 빗나갔지만 눈을 돌리는곳마다 일곱빛깔 무지개 꽃들이 지천에 널려 있어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5월 12일, 오늘은 꽃축제 마지막 날이고 동물 보호 축제도  마지막 날이라 꽃 속을 거니는 많은 사람들 속에는 팔자 좋아 보이는 강아지들도 제법 많았다. 

바람에 꽃잎들이 춤추고 버드나무가 출렁이고 호수의 물결은 주름치마를 하염없이 만들어 낸다.

 

해가 숨었다 나왔다를 반복하는 날씨라 덥지 않아서 쉬지 않고 그 넓은 호수 둘레를 천천히 걸으며 풍경을 눈에 담았다.

벚꽃이 피었을 때 왔으면 훨씬 좋았을텐데하며 장관을 이뤘던 벚꽃을 보여 주지 못한 안타까움을 내내 말하였다. 지금도 충분히 황홀지경인데 말이다.

 

 

'돈 많이 들었겠다.'라는 아줌마 본능이 꿈틀 거리며 '이게 다 얼마야?' 궁금했지만 곧 꽃들의 매력에 한눈을 팔고 말았다.

튜울립이 너무 활짝 피고 아직 장미꽃이 눈조차 뜨지 않아 심통이 났지만 분수대에 몸을 던져 뛰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금방 잊어버렸다.

 

12년동안 일산 호수공원을 정원 삼아 마당 삼아 살다가 떠나려니 너무 섭섭하다는 언니는 마치 제 집 안을 소개하듯 우리 모녀를 3시간이 넘도록 끌고 다니며 가이드를 자청했다.

꽃 옆에서 꽃 아래서 꽃 뒤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는데 나중에 보니 꽃들이 우리 모녀의 미모에 모두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나 뭐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