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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느낌있는 여행

정동길 가볼만한 곳 : 경희궁 나들이


모처럼 뮤지컬을 볼 기회가 생겼다. 뮤지컬 공연장소가 정동극장이어서 주변에 경희궁을 둘러보기 위해 좀 일찍 나섰다니, 여름이 다시 오는건지 오후의 햇빛이 무척 따갑다. 

정동극장과 경희궁을 가기위해서는 시청방면에서 정동극장- 경희궁 방향과 광화문에서 경희궁-정동극장방향으로 가면된다. 

명동이나 시청쪽으로 갈일이 있으면, 일부러라도 꼭 들르는 남대문시장의 손칼국수로 간단하게 점심을 때우고 시청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덕수궁 입구로 가려면 시청역 12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덕수궁 돌담길을 걷다보면 정동극장이 눈에 들어온다. 뮤지컬 공연 전에 경희궁을 먼저 돌아볼 계획이라 발길을 신문로쪽으로 재촉했다. 



옛 문화방송 자리인 경향아트빌까지 이르면 광화문 방향으로 길 건너편에 경희궁 입구가 보인다. 실은 그 전에 서울역사박물관 이정표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경희궁 입구에 흥화문이 눈에 들어온다. 원래 흥화문의 위치는 지금의 금천교 근처이며, 그나마 경희궁으로 옮겨진 것도 1988년이다.



경희궁은 이전의 궁궐 크기에서 상당히 축소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복원된 건물도 숭정전, 자정전, 태령전 외는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어 안타깝다. 

지금 숭정전에서는 고궁뮤지컬 공연이 진행되고 있어 숭정전 외에는 그나마 건물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고궁뮤지컬은 어제 9시 뉴스에도 소개되었는데, 요즘 뮤지컬 공연의 트렌드같다. 


아는 분도 있겠지만 일제는 궁 건물의 상당 부분을 허물고, 일본인들이 다니는 학교로 사용하였다. 그러니 왕궁에다 학교(경성중학)를 만든 것이다. 해방 후에는 학교이름이 지금의 서울고등학교로 변경되었다. 그리고 1980년 지금의 서초동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서울고 동문들은 왕궁에서 인왕산 정기를 받고 공부 한 것이다.

       
일제는 경희궁의 대부분 궁궐들을 허물었으며, 그 크기도 절반으로 축소하였다.
그리고 1980년 서울고가 서초동으로 이전한 이후 경희궁 복원 과정에서 운동장 자리였던 부지에는 서울역사박물관이 들어섰다.  
흥화문을 지나 숭정전쪽으로 조금 걸으면 왼쪽으로 서울시립미술관이 자리잡고 있다.


숭정전은 경희궁의 정전으로 경희궁 창건 공사 초기인 1618년(광해군 10)경에 건립되었다. 이곳은 국왕이 신하들과 조회를 하거나 궁중연회, 사신접대 등 공식행사가 행해졌던 곳이다. 특히 경종, 정조, 현종 등 세 임금은 이곳에서 즉위식을 거행하였다.

그러나 일제가 경희궁을 훼손하면서 1926년 숭정전 건물을 일본인 사찰인 조계사에 팔았는데 현재는 동국대학교 정각원으로 남아있다. 현 위치의 숭정전은 복원된 것이다.


숭정전과 흥화문 지붕위에 늠름하게 자리잡고 있는 어처구니들의 모습이다. 얼마 전 썼던 '어처구니 이야기'가 생각나서 사진에 담았다.


경희궁의 복원된 건물 중에 하나인 금천교다. 위치는 서울역사박물관 입구 쪽의 길가 끝에 있다. 
이상한 것은 학교다닐 때 그 곳은 용비천이란 이름의 장소로, 궁녀가 목욕하던 장소라고 낄낄거리곤 했는데, 용비천은 어딜가고 금천교가 복원되어 있다. 그런데 서울시 설명을 보면 대부분 학생들이 잘못 알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경희궁은 예전의 화려한 궁궐 흔적은 대부분 없어지고, 어찌보면 도심 공원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예전 크기에 비해서 소규모로 복원되었지만, 그 곳은 우리의 역사가 숨쉬는 장소임에는 틀림없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같이 옛 궁궐의 화려한 모습을 갖고 있지는 못해도, 그 속에서 벌어진 역사적 사실만은 경희궁의 자존심을 알려주고 있다. 

다시 흥화문으로 나오면 바로 왼쪽으로 서울역사박물관으로 이어지는 길이 나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경희궁의 한 터에 자리잡고 있다. 


박물관 입구에 도착하기 전에 '전차와 지각생'이라는 전시물이 보인다. 전차 381호이다.
전자 381호는 1968년 11월까지 약 38년간 서울 시내를 실제로 운행하였다.


서울역사박물관 입구에는 해태 2마리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입장은 무료예요'라고 말하는것 같다.

 
서울역사박물관은 몇번 가 본적이 있고, 뮤지컬 공연시간이 다가와서 뮤지엄삽만 잠깐 구경하였다.
공예품에 관심이 있는 분은 한번 들릴만 하다. 참 이곳은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는데 나중에 알아 무식한 티를 내고 말았다. 사진을 지우라는데 그러지는 않았다. 


그리고 나들이의 목적지인 정동극장으로 향했다. 뮤지컬 명은 '미소-춘향연가'이다. 춘향, 이몽룡, 변학도의 삼각관계를 그린 내용이나, 뮤지컬보다는 무용극이 맞겠다. 1시간 20분 공연이었지만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관람객의 대부분이 외국인이어서 대사가 거의 없지만 극의 구성이 탄탄해 지루한 감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공연 후 출연배우들이 관람객과 함께 뒷풀이를 하는게 특색있었다.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