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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크리스찬 베일의 '엑소더스 : 신들과 왕들' - 모세와 홍해의 기적

 

크리스찬 베일의 '엑소더스 : 신들과 왕들'

 

 

 

어린시절 주일학교에서 단체관람을 하였던 찰톤 헤스톤의 '십계'는 어린 나에게 충격적이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한동안 영화 속 장면들이 꿈에 나타나서 불면의 밤을 보내야 했었다.

모세의 기적이라 불리는 갈라지는 홍해의 모습은  지금도 너무나 생생한 장면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이번에 다시 보게 된 영화 '엑소더스:신들과 왕들'은  그래서 더 향수에 젖게 했다.

 

 

 

이집트의 왕은 전쟁터에 가는 두 아들에게 칼을 주며 서로를 지키라고 당부한다. 모세와 람세스는 친형제처럼 자란 사촌지간이지만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흐르는 관계이다.

모세 덕분에 목숨을 구한 람세스는 훗날 아버지의 뒤를 이어 왕이 될 사람이 모세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하기만하다. 제사장의 예언처럼 말이다.

 

 

 

제사장의 말 때문에 불편한건 모세도 마찬가지 왕위에 관심은 없지만 불필요한 경쟁 구도가 생기는것 같기 때문이다.

어느 날, 모세를 본 히브리인 노예는 당신이 자신들을 구원해 줄 '그'라며 모세를 혼란스럽게 한다. 그리고 새롭게 왕이 된 람세스는 그것을 알고 모세를 추방한다. 광야를 헤매던 모세는 신으로부터 동족의 고통을 모른척 할 수 있냐는 질타를 받고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 이집트로 향한다. 

 

 

 

돌아온 모세가 불편한 람세스와 반갑기만한 히브리 노예들. 하지만 곱게 노예들을 내 놓을 람세스가 아니다. 그는 신의 노여움으로 갓난 아들을 잃은 후에야 모세와 히브리 노예들을 놔 주었다.

약 40만에 이르는 히브리인들이 그들이 그토록 가고 싶어했던 우유와 꿀이 흐르는 가나안땅으로 이주하기 위해 먼 길을 떠났지만 홍해 앞에서 발길을 멈추어야 했다. 모세의 인간적인 고뇌가 바위 뒤에 숨어 어찌할 바를 모르는 모세의 모습에 그대로 화면에 비친다.

 

 

모세와 홍해의 기적

성령의 힘으로 힘있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였던 옛날 영화 '십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모세가 흥미롭다.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홍해가 갈라지는 모습도 예전만 못해 큰 감흥을 주지는 않는다. 하늘에 기도를 하자 깊은 바다가 쩍 갈라지는 옛 영화 속 장면과 달리 이번 영화 '엑소더스'에서는 완전히 물빠진 바다가 아니라 썰물때의 바다 모습 그대로를 보여 주었다.

 

 

 

다만 히브리인들이 바다를 건너고 이집트 병사들이 건널때는 밀물이 왕창 쏟아지듯 몰려오는 장면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홍해는 모세와 람세스를 모두 삼켜 버렸다.

'십계'는 전형적인 종교 성격을 띤 영화였지만 '엑소더스:신들과 왕들'은 종교적 색채는 좀 덜했다.

고뇌하는 모세의 모습은 훨씬 인간적이었고 우유부단한 모세를 질타하는 신의 모습도 인간적 성향이 짙어서 이채롭기까지하다.

 

 

 

보복을 부추기는 신의 모습이 어쩐지 더 폭력적인 것 같아서 말이다.

 

아마도 이 영화에 대한 관객의 기대는 모세의 엄청난 활약상이 현대의 기막힌 CG기술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였는데 사실 쪼금 아쉬운감이 있다. 하지만 감독은 비교적 역사적 사실에 가장 가깝게 인간적인 모세를 그려낼려고 했던게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는 예전 영화와 다른 시각에서 만들어진 이 영화를 비교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