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니콜슨의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흰색의 간호사 가운을 입은 사람들 가운데 검은 색 망토를 걸친 그녀의 등장은 색깔만으로 그녀의 존재감과 정체를 어느 정도 예상케 한다.
정신병동의 사람들, 모두가 정상이 아니라고 입원한 그들에게 너희는 모두 정상이라고 외치는 한 남자가 들어왔는데....
건들거리는 폼과 비아냥거리는듯한 표정 사교성 짙어 보이는 화법까지 사기꾼의 냄새가 나는 맥머피가 정신병원에 들어 왔다.
끌려 들어오지 않은 것을 보니 스스로 정신에 문제가 있음을 자인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으나 겉으로 보이는 성향은 정신병원에 있을 사람이 아니다. 불행히도 이 같은 사실을 랫체드 간호사도 느낀다.
다양한 이유로 입원해 있은 환자들을 일사분란하게 관리감독하는 랫체드는 표정과 어투로 환자들을 제압하는 듯이 보인다.
자유로운 영혼 맥머피에게 상명하달식의 병원내 프로그램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데 아무말 없이 따르는 환자들은 더욱 마음에 들지 않는다.
랫체드에게 잡혀 있는 이들의 영혼을 자유롭게 해 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에 맥머피는 설레기까지 하다.
불평만 하면서 뛰쳐 나갈 배짱은 없어
만약 현실 속에서 이같은 맥머피의 거친 행동들이 보인다면 제지 당하는 것은 사실 당연하다.
그의 범죄 전과가 전부는 아니겠지만 사회혼란을 일으키고 수용 시설에 온 그가 안정적인 수용자들을 부추기듯 보일테니 말이다.
그러나 영화에서 말하는 맥머피의 외침은 육체의 자유와 영혼의 자유를 함부로 구속해서도 안되며 남의 손에 맡기지 말라고 한다.
유리창을 깨고 숲으로 걸어가는 추장의 마지막 대사와 장면이 너무나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지금은 꼬장꼬장해 보이는 노인이 된 잭 니콜슨의 한창 젊은 때의 모습과 여전히 명불허전인 그의 연기가 별처럼 빛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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