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혁의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
첫 눈에 반한 운명적인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7년이 지나고 그녀의 결혼식에 들러리로 서 있는 남자 광식이와 배꼽 아래의 사랑만이 존재한다고 믿었는데 들이 닥친 배꼽 위의 사랑에 휘둘리고 마는 남자 광태의 이야기.
20살 어린 새내기를 마음에 두고 있는게 불순(?)해 보여서 자신의 사랑을 차마 드러내지 못하던 광식이는 7년 후 그녀를 다시 만났다. 내 마음은 아직도 여전한데 그녀도 그럴까?
예나 지금이나 애매모호한 광식이의 사랑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다 못해 답답하게 만든다. 어쩜 저렇게 일관성 있게 어긋날 수 있는지 참....
형의 영향도 아닌데 일찌감치 여자에 눈을 뜬 광태는 광식이의 동생이다.
무엇하나 닮은 구석이 없는 이들 형제의 사랑 방정식은 점점 닮은 꼴로 가더니 이내 또 멀어진다. 형은 동생처럼 동생은 형처럼.
너의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우겨대더니 이젠 서로 역할을 바꾼 사랑 타령을 하고 있다.
순정남 형과 카사노바 동생
어리바리하면서 지고지순한 짝사랑을 하는 광식이는 김주혁이다. 유행을 무시하는 듯한 옷차림에 긴장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데다가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지도 못하고 놓쳐 버리는 우직한 광식이에 딱 맞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못생겼지만 여자와의 심리전에 강한 가벼운 날라리 광태는 봉태규가 열연했다. 다르지만 같은 두 형제 광식이와 광태는 어쩐지 느낌이 달라 보이는 김주혁과 봉태규 속에 잘 녹아 들었다.
만나야할 운명이라면 그 순간에 신호라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는 광식이의 말에 많은 청춘들이 공감할 것이다.
첫 눈에 내 운명을 찾은 커플보다는 엇갈리는 사랑으로 상처 받고 속앓이를 하는 청춘들이 훨씬 많을테니 말이다.
발품이라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지만 이런 사랑 저런 사랑 많이 겪어봐야 자기만의 사랑을 구별해 낼 수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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