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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존 포드 감독의 영화 '분노의 포도' - 고통스런 가난과 굶주림은 분노가 되고

 

존 포드 감독의 영화 '분노의 포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존 스타인벡의 작품을 영화화 한 것이다. 올드 클래식 영화에서 자주 거론된 제목이었는데 찾아 볼 기회가 없다가 이번에 보게 된 작품이다.

생존을 위해 그리고 가족을 위해 쓰나미처럼 덮치는 세상 풍파를 헤쳐 나가는 민초들의 가슴 저린 삶을 그린 영화이다.

 

살인혐의로 4년여를 감옥에서 살다가 집으로 가는 조드의 어깨엔 힘이 하나도 없다. 메마른 흙길 위에 번지는 매케한 흙먼지가 눈을 가리고 목을 아프게 하고 한치 앞을 볼 수 없게 만든다.

고향에 대한 절망적인 상황을 듣게 된 조드네 가족들은 허름한 트럭에 살림살이를 싣고 희망의 땅 캘리포니아로 떠난다. 품삯이 얼마든지간에 일자리가 있는 곳이다. 

 

도대체 그 작은 트럭에 어떻게 10사람이나 타고 전체 살림살이를 실을 수 있는지 보면서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길을 나서니 조드네 트럭처럼 개조된 트럭들이 마치 피난 행렬처럼 길 위에 줄지어 섰다.

먹는 날보다 굶는 날이 많은 사람들, 그러나 농장주들은 이 틈을 타서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이득을 챙기고 있었다.

 

조드의 눈에 비친 일그러진 세상은 조드를 거칠게 저항하게 만들었다. 

 

고통스런 가난과 굶주림은 분노가 되고

세상에 정의가 있기는 한 걸까? 신은 이 모습을 보고도 왜 아무런 대답이 없으신 걸까?

결과를 알 수 없는 외로운 길을 나서는 조드와 안타깝지만 아들을 떠나보내며 훨씬 더 강해진 어머니의 새 출발은 희망을 말하고 있다. 가만히 있으면 누구도 그리고 아무 것도 변하지 않는게 세상이다.

 

구한말 우리나라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는 농촌의 모습을 보면서 미국도 이런 시절이 있었구나 싶었다.

소수의 지주와 농장주의 주머니만 불려 주느라 다수의 소작인과 농민들이 뼈 빠지게 피 터지게 일해야 하는 것은 동서고금 같은 모양이다.

 

지금이라고 별반 다를 것도 없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