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굿맨의 영화 '클로버필드 10번지'
예기치 않은 교통사고 후 미셸이 깨어난 곳은 사방이 막힌 지하실.
미셸을 구조했다고 우기는 낯선 사내의 모습은 영낙없는 납치범 포스(?)를 보여 준다. 탈출을 결심한 미셸은 눈 앞에 펼쳐진 창 밖의 모습에 경악하고 마는데....
바닥에 깔린 매트리스에 눕혀진 미셸의 모습을 봤을 때는 그녀가 정신병자에게 납치된 것이라 생각했다. 이중삼중의 자물쇠가 달린 지하실에 구조한 교통사고 환자를 방치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더욱 미셸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얼토당토 하지 않는 외계인의 지구 습격 사건 운운하는 하워드의 말 때문이다. 미셸이 교통 사고를 당하는 사이에 지구가 공격 당했다는 하워드의 말에 미셸은 어처구니가 없다.
이런 또라이한테 내가 잘못 걸렸구나.
이곳을 탈출해야만 한다는 집념으로 지상으로 통하는 문까지 왔지만 미셸은 스스로 탈출을 포기한다.
정신병자의 망상이라고만 믿었던 말들이 어느정도 사실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하워드가 미셸을 구조해서 보호했던 것은 맞는 말인듯 싶다.
하지만 도무지 정상인이라고 볼 수 없는 하워드의 불안증세들은 미셸에게 이곳이나 밖이나 위험하긴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녀의 탈출이 더 두려운 이유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낯선 남자와 어딘지도 모르는 지하실, 예측 불가능한 위험한 상황이 전개되어 있는 지상. 미셸의 선택은 예측 불가능한 위험이 많지만 자유의지로 맞설 수 있는 지상으로의 탈출을 선택한다.
마치 사람 한 번 죽지 두 번 죽냐는 식으로 전사처럼 돌진하는 그녀를 마냥 응원만 할 수가 없다. 외계인 침공이 사실이라면 너무 두려워서 ....
계획적인 납치사건에서 외계인 침공사건으로 급반전되는 상황이 살짝 당황스러웠던 영화이다.
사실 처음엔 극한의 공포물 정도로 생각했기 때문에 후반부에 나타난 외계 생물체의 등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어리둥절 했다.
어렵게 생각한 감독의 메세지는 아무리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이 주어진다해도 인간의 자유의지는 통제될 수 없다는 것인데...이게 맞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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