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맥퀸, 더스틴 호프만의 영화 '빠삐용'
성공할 때까지 탈옥하겠다는 무한 자유영혼과 자유신체를 갈구하는 자유의 아이콘 빠삐용. 이가 빠지고 머리가 탈색되는 극한의 징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탈출을 감행하려고 벼랑 끝에 그가 섰다.
그가 살아있는 한 아무도 그를 가둘 수 없다.
살인죄와 국채 위조범으로 형을 받고 적도 부근의 프랑스령 섬에 있는 감옥에 갇힌 빠삐용과 드가.
탈옥하다 걸리면 2년 독방과 5년 독방 그리고 단두대 처형 등의 엄중한 징계를 설명 받지만 탈출을 계획하는 빠삐용과 달리 드가는 순응하며 시간을 채우다 석방될 날을 기다리기로 한다.
하지만 빠삐용의 탈출에 본의 아니게 가담하게 되면서 두 사람은 같은 듯 다른 운명의 짊을 짊어지게 된다.
하루도 한 시간도 감옥에 있는 자신을 용납할 수 없는 빠삐용의 하루 일과는 언제 어떻게 이곳을 탈출할 것이냐에만 집중이 되어 있는 듯 하다.
첫 번째 탈출 후 잡혀 들어와서도 다음 탈출을 모색하는 빠삐용의 모습은 절로 혀를 내두르게 하는 집념을 보여 준다.
그의 탈출은 용기인지 무모인지 알 수 없지만 빠삐용이 사는 이유는 오직 탈옥뿐이다.
아무도 나를 가둘 수 없다
두번의 탈옥 실패 후 2년간 5년간 독방 수감 생활로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몸과 달리 정신은 더욱 또렷해 지는 빠삐용의 의지는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이 잘 말해 준다.
스티브 맥퀸의 연기는 경지에 다다른 듯 전율의 느낌으로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가 아닌 빠삐용은 생각할 수도 없을만큼 스티브 맥퀸은 빠삐용 그 자체였다.
스토리상으로 빠삐용의 억울한 죄명이나 감옥에서의 무차별적 체벌이 그다지 없었기에 그의 막무가내식 탈출이 처음엔 공감하기 어려웠으나 그의 영혼은 너무나 자유로워서 가둬두기엔 에너지가 많은 사내임을 알아 가게 한다.
억울한 살인죄는 밝혀내지 못했지만 감옥에서 시간을 낭비하는 죄만큼은 짓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그의 탈출의 원동력이다. 아무도 그를 어디에도 가두어 둘 수 없다.
탈옥수 빠삐용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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