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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History

부족.왕권 국가들의 건국신화


단군 조선을 세운 단군은 환웅과 웅녀(곰)에게서 태어났다.


여자가 된 곰은 신단수 아래에서 기도를 올렸다.
"사람의 모습을 얻었으나 짝이 없으니 아이를 낳지 못합니다.
 부디 하늘의 뜻을 이를 아이를 낳게 하소서."

기도가 매우 간절하여, 환웅이 잠시 사람으로 모습을 바꾸어 혼인을 해주었다.
그러자 여인(곰)이 곧 아이를 낳으니, 바로 단군왕검이다.

단군은 평양성에 이어 아사달*에 도읍을 정해 1,500년 동안 나라를 다스리다가 1,908살에 신이되어 하늘로 올랐다.
후손들이 단군 조선을 이끌었으나 얼마 후 사라지고, 이 땅에는 여러 부족.왕권 국가가 생겨났다 사라지기를 되풀이하였다.
(* 아사달 : 평양 부근의  백악산 또는 황해도 구월산이라고 함)


해모수와 금와

본디 부여의 왕은 해부루였다.


그런데 대신 아란불의 꿈속에 하느님(주신)이 나타났다.
"장차 내 자손으로 하여금 이곳에 나라를 세우려 하니, 너희는 동해 바닷가의 가원섭이라는 곳에 왕업을 
 세우거라." 

해부루는 아란불의 꿈 이야기를 듣고 가원섭으로 도읍을 옮기고 나라 이름을 '동부여'라 지었다.
그리고 아들을 얻고자 산천에 제사를 지내러 다녔다.

어느 날 고니못에 이르렀는데 말이 큰 돌을 보고는 마주 보며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다.
해부루가 사람들을 시켜 돌을 치우니 금빛 개구리 모양의 어린애가 있었다.
해부루는 크게 기뻐하며 "이는 하늘이 내개 내려주신 아들이로다."라 외쳤다.

그리고 '금와'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으며, 친자식으로 정성스럽게 키웠다.
금와는 해부루의 뒤를 이어 동부여의 왕이 되었다.


해모수와 하백

해부루가 떠나 부여 땅이 비자, 하느님(주신)은 태자 해모수를 내려 보냈다.
해모수는 다섯 마리 용이 끄는 오룡거를 타고 내려왔다.


해모수는 머리에 까마귀 깃털로 만든 오우관을 쓰고, 허리에는 용광이 빛나는 검을 차고 나타나 나라를 세우니 바로 북부여이다.
해모수가 아침에 나라 일을 보고 저녁이면 다시 하늘로 올라가니 세상 사람들은 '천랑왕'이라 불렀다.

부여 성 북쪽 압록강에는 물의 신 하백이 살았다.
하백한테는 세 딸이 있었는데 모두 매우 아름다웠다.

어느 날 세 딸이 압록강을 거슬러 웅심연에서 노는데, 지나가던 해모수가 보고는 크게 반하였다.
"저들을 왕비로 삼으면 아들을 얻을 만하다."

하백은 해모수가 하느님의 아들임을 알고 예의를 치르고 술자리를 크게 열었다.
그리고 해모수가 취하기만을 기다렸다가 큰딸 유화와 함께 가죽 가마에 실어 다섯 마리 용이 끄는 오룡거에 태우고는 하늘나라로 올라가도록 했다.

하지만 오룡거가 물에서 나오기도 전에 해모수는 술에서 깨었다.
하백이 자신의 허락없이 저지른 일을 보고 크게 화를 냈다.

그리고 유화의 머리에서 황금 비녀를 빼어 가죽 가마를 찔러 구멍을 내고는 혼자 빠져나가 하늘로 올라가 버리고 말았다.
하백은 크게 노하여 유화의 입을 석 자나 잡아당겨 새부리처럼 만들어 놓은 채 우발수** 가운데로 쫓아냈다.
(** 우발수 : 고구려 「동명왕신화」에 나오는 못의 이름으로, 고구려 시조 동명왕의 어머니 유화가
                 아버지 하백에게 쫓겨나, 후일 부여왕 금와에게 발견될 때까지 살았다고 하는 곳이다
)

유화와 고주몽

얼마 뒤, 동부여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잡아서 가두어 놓은 물고기가 자꾸 없어지는 것이었다.
금와왕이 이상히 여겨 물 속으로 쇠그물을 던지게 했다.

그러자 웬 여자가 돌 위에 앉은 채로 끌려나왔는데, 입술이 몹시 길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입술을 세 번이나 잘라내자 비로서 여자가 입을 여는데, 자기가 하백의 딸이며 해모수의 왕비라는 것이다.


금와왕은 유화를 별궁으로 데려가 머물도록 하였다.
어느 날 유화는 햇빛을 받고 임신을 하였는데, 어찌된 일인지 왼쪽 겨드랑이로 커다란 알 하나를 낳았다.

마침내 시간이 지나 알이 열리고 사내아이가 나왔는데, 낳은 지 한 달도 못 되어 말을 하는 것이었다.
"파리 떼가 눈을 물어 잠을 잘 수 없으니 활과 화살을 만들어 주세요."

유화는 갈대로 활과 화살을 만들어 주었다.
아이가 물레 위에 앉아서 파리에게 활을 쏘는데 쏘는 족족 다 맞추었다.
사람들은 아이가 활을 잘 쏜다 하여 '주몽'이라 불렀다.



하백은 물의 신이다.
해모수는 '해'라는 성씨에 담겨 있듯 태양 또는 하늘을 나타낸다.

고대 사람들은 태양이 인간 세상에 모든 일기를 관장한다고 숭배하였다.
또 물은 농사를 짓는 데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기에 숭배의 대상이었다.

그러므로 하백과 해모수의 결합은 농경사회인 그 시기에 물과 태양을 몹시 중요하게 여겼음을 뜻한다.
또한 물과 태양의 후예인 주몽이 고구려를 세우는 것이 마땅하다는 속뜻이 담겨있기도 하다.

다음 글에서는 고대 삼국인 고구려, 백제, 신라의 건국신화를 알아보겠다.
<자료 : 세계의 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