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표의 영화 '크로싱'
북한에서 탄광 일을 하는 용수는 아내와 아들 진과 함께 가난하지만 행복한 가족으로 살고 있었다. 하지만 아내의 병세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용수는 약을 구하기 위해 중국으로 넘어갔다 오기로 한다.
목숨을 건 중국으로의 도강은 성공적이었으나 약을 구할 돈을 마련하느라 몰래 취업한 곳에 중국 공안이 들이 닥쳐 붙잡혀 갈 위기에 놓이고 만다.
중국으로 약을 구하러 간 아버지를 기다리는 아들 진은 하루하루 속이 탄다. 어머니의 병세는 점점 깊어지고 아무런 손을 쓸 수 없는 진이는 발만 동동 거릴 뿐이다.
그러다 결국 어머니는 약도 쓰지 못하고 숨을 거두고 혼자 남겨진 진이는 아버지를 찾아 중국으로 넘어가기로 한다. 중국은 어디로 가야하며 아버지를 만날 수는 있을까?
용수는 의도치 않게 탈북자로 서울로 옮겨가고 약도 구했다.
어렵사리 듣게 된 북의 가족 이야기는 그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아내는 죽고 아들은 행방불명이라는 것이다.
용수는 아들만이라도 구해내겠다고 이리저리 손을 써 보고 드디어 아들과 통화를 하게 되는데....
아들 찾아 북으로 아버지 찾아 남으로
용수의 아들 진이가 어린 나이에 중국으로 가는 힘겨운 여정은 가끔 눈을 감게 한다. 참혹한 북한 수용소의 민낯이 그대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용수가 보낸 사람이 북한의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니며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장면이었다. 수용소에서 돈을 지불하고 당당히 아이를 빼내는 장면은 놀라울 뿐이었다.
겨우겨우 몽골의 국경을 넘은 진이는 아버지와의 만남에 설레이지만 끝이 없는 몽골 사막은 어린 진이를 지치게 만든다. 도대체 얼마나 더 가야 이 사막의 끝이 나올런지.
비극적인 부자의 만남에 가슴이 무너진다.
탈북자 한 사람의 실화는 아니지만 여러 탈북자들의 이야기가 섞여 있는 것 같았다.
어려운 북한의 실상과 이런저런 이유의 탈북자들 그리고 참혹한 탈북과정, 탈북자들의 고뇌와 남겨진 자들의 고통 등이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다.
이미 북한 사회에 스며든 남한 문화와 문물이 이후로 북한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주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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