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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태릉시장의 맛집 퍼레이드

 

[전통시장] 태릉시장의 맛집 퍼레이드

우리가 갔던 시간은 점심 무렵, 태릉시장이니 태능갈비를 먹을수도 있겠구나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예전에 회식으로 갈비집에서 보내주는 봉고차를 타고 태능갈비를 먹으로 간적이 있었는데 너무 오래전이라 위치도 모르고 이름도 모른다. 그땐 태능갈비집이 그 집 하나뿐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태능갈비집은 우후죽순 많았다.

 

어쨌든 오늘 점심은 갈비를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웬걸 태릉시장엔 태릉갈비집이 없다. 오히려 순대국집이 더 많다. 다니다 보면 이름있는 오래된 맛있는 갈비집이 있으리라 꼭! 있으리라 믿음으로 갈망했건만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돌아왔다. 시장 속에 그 무수한 유혹(?)거리들을 밀치고 참고 참았는데 말이다.

 

시장 골목이 시작되는 곳에 있는 '태능곱창집' 오늘은 문을 안여는 건지 더 늦은 오후에 여는건지 모르겠지만 맛있는 곱창을 구경 못하고 아쉽게 지나갔다. 곱창 맛을 최근에야 알게된 터라 어찌 볶아주시는지 궁금했었는데 말이다.

 

기름 냄새 폴~폴~ 퉁기는 다끈한 어묵집, 각종 어묵이 갓 튀겨줘 한 입 물면 입 안에서 이리 굴리고 저리 굴려야 하지만 씹는 식감이 좋은 어묵들이다. 나는 튀긴 어묵을 좋아하는데 남편은 끓인 어묵을 좋아한다. 한개만 먹자 안먹자 실랑이 벌이다 갈비를 생각하며 패~스!

 

어느 시장이든 2-3집은 있는 떡집들, 우리 딸래미는 '떡순이' 떡을 아주 좋아한다. 특히 감자떡을 좋아하고 요즘엔 콩이 들어간 백설기를 자주 먹는다. 딸래미에게 줄 콩백설기를 한덩어리 샀다. 말랑말랑하니 지금 먹으면 딱 좋을것 같다. 배가 고프니 가지고 다니다 그냥 먹어버릴지도 모르겠다. 빨리 갈비집을 찾아야 할텐데....

 

푸짐한 족발집, 사실 다들 아시겠지만 그 푸짐한 족발을 사면 아래에는 커~다란 뼈들이 그 위에 고기들이 얹혀 있어서 보기와 달리 양이 많지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포장된 족발은 우~와 엄청 많다라는 기분이 들게 한다. 뼈에 붙은 고기들을 알뜰하게 뜯어 먹으면 정말 양이 많지만 나는 남편에게 양보한다. 여자가 어떻게 양손으로 족발을 뜯어(?) 남들이 보는데서는 절대 안 먹는다.

 

즉석 빵집, 요즘 브랜드 빵집 사이로 즉석 빵집들이 많아졌다. 바로구워 파는 데다가 가격도 저렴해서 인기가 많은 업종 중 하나가 된것 같다. 아예 빵을 구운 쟁반채로 진열되어 있어 직접 구운 빵의 향내가 더 진하게 느껴진다. 자전거 타고 지나가던 녀석들이 시식용으로 잘라 놓은 빵을 한웅큼 집어들고 가니 아주머니가 뭐라고 하셨다. 나도 집어먹을라 했는데 간발의 차로 기회를 놓쳤다. 빵 굽는 냄새는 배가 불러도 식욕을 자극하는데, 배가 고프니 죽을 만큼 괴롭다. 하나 사서 둘이 나눠 먹자고 했더니 들은체도 안한다.

 

먹거리 시장에 있는 포차집, 간판이 '개밥바라기별' 처음엔 카페인줄 알았다. 벽면에 붙어있는 메뉴판이 마치 커피 전문점 같았기 때문이다. 유리 문에 그려진 그림도 그랬고. 아직 문을 열지 않아 유리문을 통해 들여다보니 안은 일반 주점과 비슷했다. 여자 손님들을 위한 '걸그룹' 이벤트도 있으니 이곳을 가실 땐 남자를 빼고 가시길....

 

남편은 갈비집을 찾지 못하면 물회를 먹자고  했다. '물회로 점심을...'   그건 아니지. 양은 얼마 안되는데 값만 비싼 그렇다고 거기다 추가로 식사를 따로 시키기엔 양이 너무 많으니 다른걸 먹자고 했다. 그런데 횟집의 수족관을 보니 매콤 달콤 쌉싸름한 물회가 땡기기도 한다. 먹을까? 말까? 무지 고민 많이 했다.

 

결국 순대국을 먹기로 했다. 태릉시장을 둘러보니 눈에 보이는 순대국집이 5군데정도 보였다. 그 중 하나는 시장에서 조금 떨어진 고가를 지나 있었는데 외관은 깔끔했지만 시장 구역안에 있는 것은 아니라서 먹거리 시장 안에 있던 순대국집을 선택했다. '토종순대국'집으로 정했는데 그 집에서 낮술 드시는 손님도 보고 태릉시장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맛있는 순대국도 먹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오고 가는 곳이 이곳이다. 대형마트나 시장에서 옆에 누가 먹는지도 모르고 나만 먹고 일어나면 그뿐인데 전통시장 주변 식당에서는 조금만 말을 거들면 오래된 이야기들이 술술 나온다.

나는 순대국에 밥 한공기를 말아서 다 먹고 남편은 반공기만 말아서 먹었다. 다 먹고 나서 알았다. 이를 어째....

"와! 그걸 다 먹었어?"

이게 다 태능갈비 때문이다.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