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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느낌있는 여행

동구릉에서 만난 세계유산 조선왕릉

 

동구릉에서 만난 세계유산 조선왕릉

 

조선왕릉은 2009년 6월 30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조선왕릉은 총 42기로 북한에 있는 2기(제릉, 후릉)을 제외한 40기 대부분은 서울 및 근교에 위치하고 있다. 그 중에 가장 많은 9기가 동구릉에 자리잡고 있다.  올해 초에 조선왕릉 이야기[링크]를 연재하면서 계획했던 왕릉 답사의 첫번째로 동구릉을 찾았다.

 

지난번 연재 덕분에 나름 조선왕릉에 대한 사전지식을 갖고 있었기에, 근 20여년만에 다시 찾은 동구릉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궁금했다. 매표소를 지나자 오른쪽으로 역사박물관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예전엔 없었는데..

 

매표소에서 난 길을 따라 걷다보면 양 옆으로 우거진 나무들이 조선왕릉의 세월를 말해주고 있다. 조금 걷다보면 동구릉의 홍살문이 나타난다. 9개의 각 릉마다 홍살문이 따로 있지만, 입구에 위치한 홍살문은 동구릉을 방문하는 산 사람들에게 경건함을 주문하고 있다. 

 

 

홍살문을 지나자 재실이 보인다. 재실은 능 제사와 관련한 전반적인 준비를 하는 곳이다. 그리고 왕릉을 관리하는 능참봉이 상주하는 곳이다. 

 

동구릉의 9개릉은 50만평이나 되는 넓은 지역에 흩어져 있다. 따라서 전체 왕릉을 돌아보려면 1시간 반에서 두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그리고 동구릉 안내책자에 따라 (수릉에서 숭릉으로) 둘러보는게 좋다.

 

제일 먼저 찾은 왕릉은 수릉이다. 수릉은 추존왕 문조(제23대 순조의 아들 효명세자로 22세에 요절하였으며, 고종때 문조로 추존됨)와 신정왕후(효명세자의 세자빈이며, 훗날 왕대비가 됨)의 능이다.  

 

모든 왕릉은 홍살문과 참도, 그리고 정자각, 비각, 능침으로 조성되어 있다. 각각에 대한 설명은 조선왕릉 이야기(1~8편)에 설명되어 있다. 또한 목릉의 능침(봉분)을 제외한 능침공간(봉분)의 접근이 금지되어 있어 왕릉의 봉분 모습도 아래 글에서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찾은 왕릉은 현릉이다. 현릉은 1452년(단종 즉위년)에 문종을 안장하였으며, 건원릉 동쪽에 조성되어 있다. 그리고 1513년(중종 8) 현덕왕후 능을 천장해 동원이강릉(아래 가운데 사진, 두개의 능이 보인다)이 되었다. 비운의 왕인 단종이 아버지를 위해 만든 능이라는 사실때문에 애틋함이 더 묻어나는 것 같다.

 

 

1408년(태종 8) 5월 24일 창덕궁에서 74세로 승하한 조선 제1대 왕인 태조가 잠든 곳은 건원릉이다. 동구릉이 다른 왕릉지보다 그 비중이 크다고 할 수 있는건 바로 조선을 건국한 태조의 능이 있기 때문이다. 조선왕릉의 가치는 자연경관과 어울린 왕릉의 모습에만 있는게 아니다. 조선왕릉을 더 빛나게 하는건 600년 넘게 이어져 내려온 조선왕릉의 제례의식이다. 건원릉의 산릉제례는 매년 6월 27일(양력)에 엄숙하게 진행된다.

정자각은 능에 제향을 올리는 정(丁)자 모양의 집으로, 제향을 올릴때 왕의 신주를 이곳에 모신다.

건원릉은 다른 능과 달리 비각이 크다. 조선을 건국한 왕이므로 신도비에 적은 업적이 많아서 그런가보다. 그리고 수복방(아래 마지막 사진)이라는 작은 건물이 눈에 띈다. 수복은 능을 지키는 관리인을 말하는데, 수복이 머무는 거처가 수복방이다.

그리고 건원릉의 봉분은 잔디가 아닌 억새풀이 덮였는데, 이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태조를 위해 고향 함흥에서 가져온 흙과 억새를 덮은 때문이다.

 

♣♣♣

 

 

화창한 봄날에 왕릉을 찾은 가족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물론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도 많았지만, 넓은 왕릉에서 맘껏 뛰노는 그리고 금천교 아래 냇가에서 정신없이 노는 아이들의 즐거운 모습이 보기 좋은 하루였다.

다음 글에서는 목릉, 휘릉, 원릉, 경릉, 혜릉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