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전에서 헤드라인의 뜻을 찾아보면 "신문, 잡지 따위에서 주요 기사에 다는 제목 또는 그 주요 기사를 말하는 외래어"라고 풀이되어 있다. 이제는 그 범위가 신문, 잡지 따위의 오프라인 매체에 한정되지 않고 각종 온라인 매체로 확대하는 게 맞다.
특히 수시로 새로운 기사가 올라오는 인터넷 신문들의 헤드라인 전쟁은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많은 분들이 오프라인 신문이나 잡지를 볼 때는 제목과 기사의 내용이 한 눈에 들어오기에 흔히 말하는 제목에 낚여 기사를 읽는 경우는 덜하지만 그래도 눈에 띄는 제목은 한번쯤 눈길이 더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좁은 화면에 다양한 기사로 장식된 포탈 사이트의 메인 화면은 그야말로 헤드라인의 전쟁터라 해고 틀린 말이 아니다. 독자 입장에서도 기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특별한 독점 기사가 아닌 이상 제목에 끌려 기사를 선택하게 된다.
그래서 요즘 온라인 기사들의 제목을 보면 지나친 선정성에 자극적인 문구로 도배되어 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 치부하기엔 도가 지나친 제목이 너무 많다.
분명 기사를 읽는 독자들도 학습 효과가 있을 테고 그러면 '늑대와 소년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분명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라 생각된다. 어쩌면 그러한 것도 필요 없는 인스턴트 시대라면 더 이상 할말이 없겠다.
치열한 헤드라인 전쟁
요즘 많은 분들이 블로그를 운영한다. 물론 아직도 본인 생활의 기록을 위한 일기 형태로 운영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이제는 일인 미디어로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수익을 위한 상품을 광고하는 형태의 블로그들이 대부분이다.
그러기에 블로그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방문자 수가 중요하다. 블로그 특성 상 방문자의 대부분은 특정 키워드를 통한 방문자이지만 시사성이나 TV 등 최신의 정보를 취급하는 블로거들은 키워드 못지않게 해당 포스트의 제목 즉 헤드라인이 그 날의 방문자를 결정하게 된다.
시사성 뉴스나 TV 등에 대한 포스팅은 한 때가 지나면 방문자들이 다시 찾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블로그 미디어의 최대 장점이자 특징인 롱테일 효과를 볼 수 없는 포스트들은 제목을 통해 최대의 방문자를 유도해야 하기에 온라인 기사 못지 않은 자극적인 헤드라인이 달게 된다.
그래도 헤드라인 전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언론사들의 기사가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포털 사이트의 메인 화면이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유무선 통신망이 발전하고 이를 이용하는 매체들이 다양해짐에 따라 기존의 신문을 통한 언론사 기자들의 경쟁은 고스란히 온라인 화면으로 옮겨왔다.
예전부터 언론사 기자들은 입사하는 첫날부터 팔이 빠지게 하는 훈련이 있는데 바로 헤드라인 작성 연습이라 한다. 기자들의 직업이야 기사 작성이 그 본업이며 그렇기에 작성된 기사가 독자들에게 선택되어야 기자도 살고 언론사도 살기에 헤드라인 작성은 기사 본문의 작성보다 더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뉴스를 접하는 환경이 바뀐 요즘에는 신입 기자들의 헤드라인 작성 연습이 훨씬 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제는 인터넷에 범람하는 수 많은 기사들 중에서 간택(?)되는 행운을 누릴 첫 번째 기준은 무조건 헤드라인이기에 헤드라인 작성의 중요성은 누구도 부인하지는 못 할 것이다.
세상을 바꾼 헤드라인
헤드라인은 사람들이 신문, 잡지, 블로그에 작성된 콘텐츠를 읽도록 유도하는 표지의 역할이 첫째이다. 그래서 헤드라인의 내용이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라도 일차적인 목적인 독자들의 눈에 띈다면 헤드라인의 역할은 다 한 것이다.
헤드라인에 이끌려 읽은 본문의 내용이 훌륭할 수도 있고 실망할 수도 있지만 이는 이차적인 문제이다. 만약 낚시성 제목을 자주 다는 매체가 독자들의 냉엄한 판단의 제물이 된다면 좋겠지만, 이번 글에서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헤드라인에 대한 이야기만 살펴 보겠다.
블로그, 프레젠테이션, 트위터, 마케팅 도구들을 이용한 글 작성에도 헤드라인의 중요성은 마찬가지이며 핵심을 요약한 인상적인 헤드라인 작성 능력은 절대적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구글 창업에 관련된 얘기를 소개한다.
구글의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는 검색엔진을 개발하기 위한 자금이 필요하여 세콰이어캐피털이란 투자 회사를 찾아갔다. 두 사람이 준비해간 회사 소개 자료는 복잡하지도 그렇다고 많은 분량의 자료도 아니었다.
단지 한 문장으로 된 문구가 전부였다.
“구글은 한 번의 클릭으로 전 세계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Google provides access to the world’s information in the click.)”
전부 63개의 글자 그리고 10개의 단어로 구성된 이 문장을 본 투자가는 구글의 기술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바로 이해하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부터 세콰이어캐피털은 예비 창업자들에게 회사 소개서를 작성할 때는 한 문장으로 제품을 표현하도록 요구했다고 한다.
아마도 헤드라인 문장의 진수를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이처럼 짧은 문장 속에 전하고 싶은 모든 내용이 함축되어 있다면 헤드라인 자체가 본문 이상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도 남는다. 이 밖에도 세상을 바꾼 멋진 헤드라인의 예가 있다.
시스코의 CEO 존 챔버스가 인터뷰나 프레젠테이션에서 “시스코는 우리가 생활하고 일하고 놀고 배우는 방식을 바꿉니다.”라는 문장을 자주 사용한다.
스타벅스의 COE 하워드 슐츠가 투자가에게 즐겨 쓰는 문구는 “스타벅스는 집과 직장 사이에 존재하는 제3의 공간을 창조합니다.” 이다.
다음은 MS의 빌 게이츠가 동업자인 스티브 발머에게 자신의 비전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헤드라인이다.
“모든 책상 모든 가정에 PC가 놓일 겁니다.”
발머는 이 문장을 보고 MS에 계속 남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Repositorium > Interest'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멋진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3의 법칙 활용법 (15) | 2013.09.13 |
---|---|
전문가의 오류와 거짓말 (26) | 2013.09.11 |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비법 (6) | 2013.09.01 |
인어에 대한 미스터리 - 유인원 일까 듀공 일까 (19) | 2013.08.26 |
더치페이가 갖는 부정적 뉘앙스 (8) | 2013.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