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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동화로 보는 세상

[동화] 아주 특별한 선물에 대한 상상 '초콜릿 케이크와의 대화'

 

동화 '초콜릿 케이크와의 대화'

 

 

소년의 엄마 아빠는 불이 났다는 연락을 받으면 1초만에 달려가야 하는 소방관이다.

그래서 소년은 가족이 같이 식사를 할  때면 제발 식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불이 나지 않기를 기도하곤 했다. 이번 소년의 생일에도 엄마 아빠는 출동을 하셨다.

선물을 먼저 풀어 봐도 좋다는 허락과 냉장고 속 초콜릿 케이크를 먼저 먹어도 좋다는 허락까지 받았지만 혼자 남겨진 소년은 심심하다.

하지만 진한 초콜릿 케이크를 보는 순간  행복해졌고 포크로 찍어 먹으려던 순간 케이크가 말을 하기 시작했다. 초콜릿케이크는 자신을 먹지 말라며 도도하게 말했다.

순간 놀라긴 했지만 소년은 케이크와 대화를 나누었다.

초콜릿케이크는 자신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에 대해 말했다. 처음엔 그 말이 어이 없이 들렸지만 곧 초콜릿케이크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었다.  

소년이 케이크를 이해한 때문일까? 초콜릿케이크는 녹아 내리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녹아 내리고 곰팡이 피는 케이크가 되기 싫다며 소년에게 자신을 먹으라고 말한다.

이미 친구처럼 느껴진 케이크를 먹어야 할지 소년은 고민스럽다.

 

 

아주 특별한 선물에 대한 상상

엄마 아빠가 소방관이라서 함께 있어도 언제 갑자기 이 자리가 없어질지 몰라 불안해 하는 어린 소년의 쓸쓸한 이야기를 담은 동화책이다. 

말 할 상대가 없어 오죽하면 케이크와 대화를 나눌까 하는 안타까움과 연민이 동화를 읽는 내내 동화 속 주인공에게 느껴졌다. 어리지만 부모의 직업을 이해하고 자신의 외로움을 스스로 견뎌야 함을 일찍 알아버린 소년의 마음이 읽혀져 더욱 애잔하다.

 

 

'어느 날 깨어보니 낯 선 왕국에 와 있는 것 같은 초콜릿케이크의 두려움과 외로움을 나는 이해할 수 있어'라는 소년의 생각이 기특하면서도 너무나 일찍 철이 들어버린 상황이 못내 안쓰럽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깊은 배려심에 감동스럽기까지 하지만 한편 부모 부재에 대한 극도의 외로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어쩌면 초콜릿케이크가 하는 말들은 소년이 하고 싶었던 말인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싶으나 알아 주는 이가 없으니 초콜릿케이크에 나마 마음을 담고 위로받으려하는 모습이 대견하다.

 

 

동화로 보는 세상

의도적이든 아니든 혼자 사는 사람들의 습관 중에 하나가 혼잣말 하기라고 한다.

아침에 깨어 집을 나서기 전까지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을 때가 있는데 그러다 전화라도 오면 목소리가 잠겨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일부러  목소리를 트이기(?) 위해 혼자 대화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를 제외하고 혼잣말을 하거나 사람이 아닌 대상과의 대화를 하는 것은 대부분 외로움 한가운데 있는 자신을 발견했을 때 이다.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말하고 싶지만 말을 들어줄 이가 없을 때 아무나 붙잡고 싶은 심정이 사물과의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 

어른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아이들이 혼잣말을 하며 홀로 외로움을 견디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