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다섯 시 반에 멈춘 시계'

 

 

 

뭐 하나 딱 부러지게 잘 하는 것이 없지만 할머니의 무한 신뢰와 애정 속에서 인규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 하였다.

여전히 동네 친구 경호와 학교를 오가던 중에 인규는 서울서 온 대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인규는 그들에 비해 자랑할 것이 없자 경호에게 시계를 빌리게 되는데 그만 그 시계를 기차역 공중 화장실에 빠뜨리고 만다.

 

 

 

결국 건지지 못한 시계값을 물어 주고 일단락 되는듯 했으나 대학생중 한 명이 시계를 잃어 버렸는데 그 시계를 인규가 가져간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  

 

 

 

어린 인규는 속앓이를 하고 아버지의 제안으로 공중 화장실 똥을 다 퍼내기로 한다. 인규는 하루 만에 지쳐 쓰러지고 아버지 혼자서 며칠 작업을 하던 중 인규네 학교 선생님의 도움으로 빨리 똥을 퍼 낼 수 있게 되었다.

 

  

 

30년도 더 된 듯한 시계는 다섯 시 반에 멈춰져 있고 알 수 없는 야릇한 냄새가 나는 시계가 우리 집에 있다. 

 

 

잉규야, 꼴찌두 괜찮여

인규네 할머니의 모습이 유난히 눈에 띄는 이 동화는 주인공 인규보다 인규네 할머니가 더 인상적이다.

 

 

 

학교 달리기 대회에서 꼴등을 한 인규에게 할머니는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데 그 말이 가슴에 와 닿으며 감동을 준다.

"천천히 가그라. 꼴찌두 괜찮여. 서둘다 자빠지면 너만 다쳐. 암만 늦게 가두 네 몫은 거기 있는겨. 앞서 간 애들이 다 골라간것 같어두 남은 네 몫이 더 실속 있을 수 있는겨."

 

 

 

인규가 시계를 잃어버려 쌀을 팔아 값을 물어 주게 되었을 때도 할머니는 바다에 빠뜨리지 않은 게 다행이라며 손자의 안위를 먼저 걱정 한다. 만약 바다에 빠뜨렸다면 위험한 바다에 뛰어 들었을 것을 걱정하신거다.

나중에 인규가 시계를 훔친 의심을 받을 때도 할머니는 손자에 대한 무한 신뢰를 두고 화장실 똥을 다 퍼내기로 결정한 아버지의 선택에 힘을 실어 주신다. 인규네 집은 손목 시계를 사 줄 정도의 형편이 안되는 가난한 집이지만 할머니로부터 내려 오는 가족 간의 굳은 애정은 다른 집과 견주기 어려울만큼 부자이다.

인규가 이 사건을 통해 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자라게 될지 우리는 너무 잘 안다.

 

 

동화로 보는 세상

인규네 할머니를 보면서 시어머니가 생각난 것은 손자에 대한 무한 애정이 똑같았기 때문이다.

짝사랑인줄 아시면서도 댓가를 바라지 않는 할머니들의 손자 사랑은 간혹 아이들을 철부지로 만든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보는 이를 흐믓하게 하는게 사실이다.

20살이 넘어도 언제나 차조심, 물조심 걱정하시고 내 새끼 입에 먹을거 들어가는게 제일 이쁘다시는 우리네 할머니들이다.

대가족이 핵가족이 되고 다시 혼자 사는 단독 가구가 늘어 나고 있다는 기사를 접하면서 가족의 범위가 축소되고 구성원이 줄어 든다는것 말고도 인간대 인간의 관계가 이제는 느슨해 지는구나 싶어 안타까웠다.

밖에서 아무리 힘들고 상처를 받아도 집에 돌아와 인규네 할머니 같은 가족을 만난다면 치유하지 못할 것이 없다. 그런데 지금 우리들 집에는 각자 상처 받은 이들만 있을 뿐이다.

 


Posted by Zoo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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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뉴론7 2014.08.25 05: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임니다. 좋은하루되세염

  2. BlogIcon 이바구™ - 2014.08.25 16: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반 글에서는 '똥'이라는 낱말이 거의 금기시 되는데
    동화에서는 자연스럽게 나오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