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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느낌있는 여행

햇빛과 바람이 만드는 미네랄이 풍부한 전북 부안의 곰소염전

 

'궁궐 안에서 가장 귀한 음식을 찾아오라는 과제를 받은 드라마 속 주인공은 소금 한줌을 가져왔다.

황무지 같은 들판을 이동해야만 하는 유목민들이 동물을 잡아 피를 마시는 이유는 부족한 소금 섭취를 위한 것이다.'

 

 

 

소금이 음식의 맛을 좌우하며 인간에게 있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잘 알려주는 대목이다.

김장철의 메인은 당연 배추지만 배추를 절이는 소금이 아주 중요하다.

염도가 좋은 천일염을 사용해야 배추가 잘 절여지고 한겨울 내내 맛좋게 숙성된 김치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천일염을 생산하는 몇 안되는 염전중 하나인 부안의 곰소염전을 찾아가니 수수한 옷차림의 대표님이 곰소염전에 대해 차분하면서도 열정적인 설명을 하시고 계셨다.

68년의 역사를 가진 염전이라고 하니 1950년 전쟁 직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되는 곰소염전은 총 30만평이었으나 현재는 15만평만 염전으로 사용되고 있다.

 

 

 

사리때 만조가 되면 모터를 이용해 바닷물을 끌어와 가두었다가 날이 좋은 날을 택해 12칸으로 만들어진 염전에 흘러 보낸다.

2.5도에서 5도정도의 염도를 가진 바닷물은 12칸을 채우는데 15일정도가 소요되며 마지막칸에 도착할때는 25도의 염도를 가진 아주 짠 소금물이 된다.

 

 

 

3일 정도가 지나면 소금꽃 결정체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소금이 만들어진다.

날이 좋을 때는 15일정도 평상시는 18일정도면 소금이 만들어진다.  

마지막 두 칸에서 거둬들인 소금은 창고에 한 달 가량 보관하면서 간수를 뺀 후에 포장되어 판매처로 나가게 된다.

 

 

 

소금이 만들어지는 바닥은 타일이 깔려져 있는데 예전엔 옹기로 바닥을 깔다가 지금은 숨쉬는 타일로 바꾸고 있는 곰소염전의 소금은 천연의 미네랄이 풍부하고 두번만 소금을 거두기 때문에 쓴맛이 없는 영양 만점의 소금이 만들어짐을 강조하시는 대표님의 설명은 진정성이 엿보인다.

 

 

 

아주 낮은 지붕을 가진 정체불명의 시설은 비올 때 염전물을 가두어 두는 곳이라 하는데 비가 그치면 모터를 이용해 다시 염전에 뽐아 올려 놓는다. 

4월부터 10월까지가 소금 농사 기간인지라 10월 초인 현재는 소금농사가 거의 끝난 시점이라 한적한 모습이었다.

 

 

 

위생적인 생산과 주원료인 바닷물을 여러번 사용하지 않고 두번만 사용한 뒤 바다에 다시 버리거나 제철소 용광로 제작 재료로 판매하고 있다는 곰소염전의 설명을 직접 들으니 김장철도 얼마 남지 않아 소금 20kg 한포대를 사서 차에 싣고는 아주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한때는 소금이 귀해서 구하기도 힘들었다지만 지금은 흔한 것중  하나가 소금인지라 그 소중함을 잘 모른다.

조금만 부족해도 인체에 치명적이라는 소금.

하늘이 준 바닷물을 끌어와 등짝이 타는 듯한 땡뼡을 고스란히 받으며 소금밭을 일구던 모습이 텅 빈 염전 위에 흐린 그림처럼 상상되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