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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얼레빗의 종류 - 반달빗, 면빗, 음양소, 상투빗, 가리마빗

 

할머니의 머리손질

어릴 적 외할머니의 머리는 단정히 빗어 은비녀를 꽂은 쪽머리 이셨다.

흰머리가 눈에 띄는 긴 머리를 빗으실때의 낯선 얼굴은 매일 보아도 적응이 되지 않았지만 뚝딱 하는 사이에 완성되는 할머니의 쪽진 머리는 신기하기만 했다.

 

 

할머니는 왼쪽 어깨쪽으로 머리를 모아 참빗으로 정수리부분의 머리칼을 모아 아래로 훑어 내리듯 머리를 빗으셨다.

촘촘한 참빗은 머리칼 한가닥이 들어갈만큼의 촘촘함을 가지고 있어 머리카락의 먼지나 이물질을 제거하기에 좋았으며 머리카락을 알맞게 정돈해 주었다.

 

 

얼레빗의 종류

금강수목원에 가면 나무로 빗살이 굵고 성글게 만든 얼레빗을 전시해 놓았는데 참빗만 알고 있던 터라 다양한 얼레빗은 매우 흥미로웠다.

말 그대로 얼레빗은 빗살이 굵고 간격이 넓은 빗이고 참빗은 촘촘한 빗살을 가진 빗이다. 하지만 얼레빗의 종류는 기본 빗인 반달빗을 포함하여 면빗, 음양소, 상투빗, 가리마빗 등이 있다.

 

 

 

반달빗은 반달 모양으로 폭은 10~12cm정도 높이는 5~6cm정도쯤 된다. 보통은 무늬가 없지만 지위나 경제력에 따라 조각을 하고 나전칠기로 장식을 하기도 했다.

 

 

 

면빗은 반달빗보다 작고 빗살은 조금 더 촘촘하다. 반달빗으로 머리를 빗은 후 잔머리를 정리하는데 쓰여졌다. 크기가 작기때문에 머리 뒤편에 살짝 꽂아 장식겸 유사 시 빗겸 사용하였다고 한다.

 

 

 

음양소는 반달빗과 달리 양면에 빗살이 있는데 한쪽은 성글고 한쪽은 촘촘해 참빗의 기능이 더해진 빗이다.

가리마빗은 반달빗에 가리마를 타기 좋게 뾰족한 부분을 만들었다.

 

 

상투빗은 남자들이 상투를 틀때 사용한 빗으로 빗살이 길지만 크기는 작았다. 머리를 빗고 나면 망건을 고정시키는 용도로 사용하기도 했다. 살쩍밀이는 납작하고 긴 막대모양으로 망건 밑으로 삐져 나온 머리등을 정리할 때 쓰였다.

 

 

머리빗의 유래

머리빗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원시인들이 물고기의 뼈로 빗을 만들었다는 것을 보면 인간의 멋내기는 상당한 역사를 가진게 분명하다. 

삼국시대 것으로 보이는 장식용 빗이 발견되고 고려 시대때는 장식용 빗이 유행처럼 번졌으며 조선시대에는 빗이 여자들의 정조의 상징이자 결혼을 허락한다는 의미를 가졌다고도 한다. 

남자보다는 여자들의 전유물이었던것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예를 중요시 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단정한 머리 모양새는 단정한 옷매무새만큼이나 중요했다.

더구나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 부모가 주신 신체는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하여 소중히 여겼으니 머리카락 관리를 위해 다양한 머리빗이 만들어진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