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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송강호의 영화 '택시운전사' - 1980년 5월 광주로 가는 택시

 

송강호의 영화 '택시운전사'

 

중학생으로 1980년 5월 광주에서 탈출(?)했다는 한 선배는 5월만 되면 항상 괴로워 했다.

당시에는 공포감으로 시간이 지나면서는 자책감으로 시달리던 그 선배의 5월은 항상 눈물 섞인 술타령이었다. 같은 날 광주에 손님을 모시고 갔던 택시 운전사 김사복처럼 말이다.

 

10만원에 광주행 장거리 손님을 모시고 가는 만섭은 저절로 흥이 난다. 밀린 월세를 한방에 갚을 수 있다는 재수 좋은 날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광주에 가가워지면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낀 만섭은 께름직했지만 돈을 받으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광주에 들어가야만 한다. 그런데 들어갔다가 못나올 수도 있는건 아닌지....

 

무장한 군부대 병력과 대치중인 광주 시민들을 보면서 만섭은 혼란스럽다. 아니 공포스럽다. 어린 딸이 있는 서울에 돌아가지 못할까봐 그런데 이 사람들을 두고도 갈 수가 없다.

운전대를 잡고 어찌할바를 모르는 만섭은 결심을 하고 운전대를 돌린다. 이제 그가 해야 할 일은 광주로 모시고 온 손님을 서울로 무사히 모셔다 드리는 일.

 

그것이 광주의 모습을 세상에 알리는 유일한 길이며 광주 시민을 살리는 길임을 알기에 죽을 힘을 다해 택시를 몰아 서울로 향한다.

 

1980년 5월 광주로 가는 택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 페터와 그를 광주까지 데려다 준 한국 택시 기사 김사복의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두 사람의 광주 동반 취재기는 실제로 tv에 방영된 화면을 그대로 재현해 가며 사실성을 살리면서도 아직까지도 밝혀지지 않은 정체불명의 택시 기사 김사복을 실감나게 그렸다.

 

마치 김사복의 택시에 같이 타고 광주에 들어가 실제 당시의 광주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이 영화는 40년이 다 되어가는 긴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보는 이들을 괴롭게 한다.

알고도 말하지 않는 사람들과 모르기도 하지만 관심도 없는 사람들.  

 

무관심과 외면 속에 그 날 광주는 지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