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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이완 맥그리거의 영화 '아일랜드' - 나를 닮은 그러나 내가 아닌 너는 누구?

 

이완 맥그리거의 영화 '아일랜드'

 

나가는 즉시 즉사할만큼의 오염된 공기로 가득찼다는 그곳으로부터 날아 들어 온 날벌레는 링컨6-에코에게 궁금증과 더불어 의문을 갖게 했다.

이것이 신의 뜻인지 인간의 실수인지는 그 때까지 아무도 몰랐다.

 

악몽에 시달리는 요 며칠간 링컨6-에코는 아침 기상이 개운하지 않다. 자동으로 체크되는 그의 몸상태는 그런대로 굿. 생각을 떨쳐버리고 밖으로 나간다.

오늘은 또 누가 행운의 당첨자가 될 것인지 그게 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말이다. 당첨자 얼굴이 화면에 공개되자 당사자는 기쁨의 환호를 나머지 사람들은 축하의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

내일은 내가 되기를 바라며 발걸음을 돌리는 사람들.

 

아일랜드, 오염되지 않은 신선한 공기와 더불어 모든 것이 충족된 완벽한 파라다이스.

링컨6-에코를 비롯한 이곳 사람들이 믿었던 아일랜드가 실존하지 않음을 알게 되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니 훨씬 더 지독한 죽음의 지옥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링컨6-에코는 조던2-델타를 데리고 탈출을 감행한다. 

 

나를 닮은 그러나 내가 아닌 너는 누구?

병든 인간의 치유를 위해 만든 복제 인간. 외모는 물론 기억과 감성까지 그대로 복제하는 이유는 아마도 최적의 장기를 만들기 위함인듯 하다.

비슷한 영화들을 본 적이 있어 의료 목적의 복제인간이 충격적이진 않았는데 결정적 장면은 복제 인간이 원본 인간(?)과 맞닥뜨린 순간이다.

어안이 벙벙한 복제인간과 달리 복제인간의 존재를 미리 알고 있던 원본 인간은 행여 복제인간이 훼손될까 전전긍긍한다. 보기 불편한 장면이 아닐 수 없지만 이해되는 장면이다. 

 

영원불멸을 꿈꾸는 인간의 욕망에 힘입어 어떤식으로든 인간의 무병장수를 위한 복제인간의 탄생은 멀지 않아 보인다. 그것이 인류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것인지 재앙이 될 것인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어떻든 살아서 숨쉬고 사고하고 오감을 느끼는 그들(?)을 그저 부속 장기를 가진 나의 복사본으로 치부하기엔 나를 너무나 닮았으니 말이다.

 

제발 복제 인간, 복제 동물 이런 것들은 만들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