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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느낌있는 여행

언제 왔는지 모르게 지나가는 봄을 지양산숲길에서 잡았더니

 

언제 왔는지 모르게 지나가는 봄을 지양산숲길에서 잡았더니

이상기후로 남부지방은 개화시기가 앞당겨져 꽃들이 축제기간이 아직 남았음에도 활짝 피었다고 한다.

게다가 하루종일 비까지 내려 고개를 내밀었던 꽃잎들은 다 떨어지고 말았다.

아직 서울은 개나리만 피었고 다른 꽃들은 이번 주를 고비로 만발할 것 같다.

 

 

지하철 7호선 온수역에서 가까운 지양산에도 봄기운이 가득 차 있어 봄비를 머금은 나무들이 곧 연한 초록잎을 삐죽이 내밀 것이다.

따사로운 햇살은 얼었던 땅을 녹이고, 땅 속에서도 땅 위에서도 봄을 향한 기지개를 켜느라 애쓰는 보이지 않는 분주함이 느껴진다.

 

 

이번 주가 지나면 산과 들은 온통 초록빛으로 생명력을 표현할 것이고 그 다음 주가 지나면 울긋불긋 세상을 낙원으로 만들 것이다.

지난 가을 겨울의 숨고르기를 끝낸 새 생명이 새로운 봄을 가져와 사람들에게 선물을 할 것이다.

 

 

겨울이 주는 이미지와 봄이 주는 이미지는 서로 상반되지만 서로 이어져 있다는게 흥미롭다.

계절을 말할 때 순서상으로 봄을 먼저 말하지만 봄이 있기 위해서는 겨울이 먼저 있어야하므로 겨울이 봄에 우선해야하지 않을까?

그러면 계절의 순서는 겨울, 봄, 여름,가을이 맞는건가?

 

 

발길을 주지 않던 길을 찾으니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들리지 않던 것이 들리고 만질 수 없던 것들이 만져진다.

봄이 수십번도 넘게 왔다가 가고 왔다가 가고 했을텐데 그 동안 봄은 나를 비껴 간 것인지 아니면 내가 모른척 한것인지 모르겠지만 올 봄은 오래도록 머물다 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