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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Interest

악어와 악어새 그리고 악어의 눈물

서로 다른 두 생물이 한 곳에서 이익을 주고받으면서 생활하는 것을 공생(共生)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개미가 더듬이로 진딧물의 몸을 건드리면 진딧물 몸에서 당류가 풍부한 액체가 분비되는 데, 개미는 이 분비물을 먹어 양분을 얻는 대신 겨울 동안 진딧물의 알을 집에 옮겨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공생관계의 모습이다.

 

그리고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도 공생의 예로 많이들 알고 있다.

 

 

 

 

 

악어와 악어새의 얘기는 악어가 강가에 나와 쉬고 있을 때 악어새가 악어의 입 속에 들어가 이빨 사이에 끼인 고기조각이나 찌꺼기를 먹고, 악어는 이물질을 제거할 수 있기에 둘의 관계를 공생관계로 생각한다.

 

 

 

악어와 악어새

 

그러면 악어와 악어새는 정말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친구일까?

 

악어새의 정식이름은 '검은등제비물떼새'로 강 근처 모래톱에 살고 있는 작은 물새이다. 머리와 등은 검고 배는 갈색이며, 회색 날개와 눈 위의 흰 선, 가슴의 검은 선이 특징이며 주로 세 발가락을 이용해 강가 주변을 빠르게 달린다.

 

 

 

 

 

그러나 악어새가 악어의 입안에 들어가 이빨에 낀 고기 찌꺼기나 기생충 등을 꺼내 먹으며 청소를 한다는 이야기는 실제로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사실 악어는 이빨이 쉽게 썩지 않는 편이고, 특히 야생 악어는 싸움으로 인한 충격으로 이빨이 많이 빠져 특별히 이빨을 청소할 일이 없다. 악어새는 악어 등에 붙어 있는 기생충을 잡아먹고, 악어 입 속을 들락거리기도 하지만 정확히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리고 공생관계는 둘의 관계가 친근한 이미지일 때 사용하는 표현이지만, 악어와 악어새란 표현은 부정적인 공생관계를

비유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악덕 건설업자와 조직폭력 사이를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로 비유했다면 둘의 관계에는 탈법이라는 부정적인 공동 목표(?)가 있기 때문에 결탁한 관계이기에 그렇다.

 

 

 

악어의 눈물

 

악랄한 이미지의 악어와 관련된 부정적인 표현은 악어와 악어새 말고도 또 있다.

 

악어의 논법이나 악어의 눈물이라는 표현도 거짓이나 부정의 의미를 갖는데, 이는 사람들에게 악어는 매우 잔인하고 교활한 동물로 인식되어 있기 때문이다.

 

악어는 평상시 나뭇조각처럼 조용히 물 위에 떠 있다가 육지동물이 다가오면 다리 등을 물어 물속으로 끌고 들어가는데, 어떤 짐승이든 악어에게 물리면 절대로 살아남을 수가 없다.

 

이러한 교활한 악어의 행동은 악어와 관련된 표현들에서 보듯이 악어하면 거짓이라는 공식이 성립하게 하였다. 악어의 눈물이라는 표현도 '거짓 눈물' 또는 '거짓 참회'를 뜻하는 말로 사용된다.

 

악어의 눈물은 악랄한 악어가 포획한 먹이를 잔인하게 물어 죽인 뒤 눈물을 흘려가며 먹이를 먹는 모습에서 비롯된 말이다. 그러나 악어가 눈물을 흘리는 이유는 참회 때문이 아니라 악어의 생리구조상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현이다.

 

악어가 자기 입보다 큰 고깃덩어리를 삼키기 위해서 입을 오랫동안 벌리고 있으면 안면의 근육이 눈물샘을 짓눌러 마치 슬퍼서 울 때처럼 눈물이 흐르게 되는 것이다.

 

악어의 거짓 눈물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