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렐의 영화 '폰 부스'
그녀와의 통화가 끝나고 돌아서는 순간 전화벨이 울린다. 받지 말았어야 하는 전화, 수화기를 드는 순간 은밀한 사생활이 드러나고 진솔한 내면의 말들이 내뱉어진다.
나는 누구이며 여기는 어디인지...
자칭 연예인 홍보업자임을 강조하는 스투는 허세 가득한 인물이다. 거침없는 행동과 말투는 자신감이라기 보다 허언증에 가깝다.
쉴 새 없이 말하고 대화하느라 정신없어 보이는 그가 공중전화 앞에서는 아주 얌전해 졌다.
조용한 통화가 필요한 누구군가에게 전화를 걸고 돌아서는 순간 공중전화의 벨이 울린다. 잠시 망설이던 그는 전화를 받는다.
전화 속 그놈은 나를 알고 있는데 도무지 나는 그를 알 수가 없다. 설상가상 언제든 방아쇠를 당길 준비를 하고 있는 그놈은 내 눈 앞에서 보란듯이 사람을 사살한다.
장난이 아닌데 왜 하필 내가 놈의 목표물이 되었을까? 왜 그 전화를 받았을까?
후회해 보지만 수화기를 놓지 못하는 스투. 놈의 협박에 스투는 아내와 세상사람들 앞에서 그가 얼마나 파렴치한 인간인지 스스로 고백하고 조롱거리가 된다.
이대로 죽는게 더 나을까?
전화를 끊으면 죽는다
공포감이 배가 될수록 살고 싶은 욕망도 배가 되는 모양이다. 스스로 생각해도 구질구질해 보이는 목숨 연명에 눈을 질끈 감아 보지만 스투는 놈이 파 논 함정으로 자꾸만 더 빠지고 있는 꼴이라니.
문제는 함정에 빠진 스투나 스투를 사지로 몰아 넣는 그 놈이나 모두 나쁜놈이라서 누구를 응원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놈이 잡혀야겠지만 스투가 빨리 구조되는 것도 왠지 꺼림칙한 상황....
한 사람이 들어가면 꽉 차는 전화 부스 안에 갇힌 남자. 자신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담보로 꼼짝없이 조종 당하는 스투의 모습을 콜린 파렐은 상당히 인상적인 연기로 관객을 사로 잡았다.
제한된 공간에서 지속적인 감정 변화를 보여 주는게 굉장히 어려웠을텐데 흐름이 끊기지 않게 잘 연결해 나갔다.
이 영화에서 콜린 파렐만 보일 정도로 그의 연기는 탁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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