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치들의 영화 '호텔 르완다' - 100만명이 학살되는 지옥에서 혼자 1268명을 구하다

 

돈 치들의 영화 '호텔 르완다'

 

그들은 곶감 빼가듯 백인만 골라서 버스에 태웠다. 버스 안의 백인들은 고개를 들지 못하고 백인들을 바라보는 흑인들은 뚫어져라 버스만 바라본다.

버스를 타야 살 수 있는데 흑인 중 아무도 버스에 오르지 못한다. 이대로 죽음을 맞아야 운명에 백인들은 수치스럽고 흑인들은 절망할 뿐.

 

후투족과 투치족의 오랜 갈등이 드디어 종지부를 찍나 싶던 순간 대통령 암살은 모든 상황을 내전 상황으로 내몰았다.

후투족 출신의 대통령 암살 배후에 투치족이 있다는 루머와 함께 강성파 후투족들은 투치족을 찾아 무참히 살육하기 시작했다. 걷잡을 수 없는 학살은 UN군이 들어 온다는 소식과 함께 일단락 되는 줄 알았더니.....

 

르완다의 최고급 호텔 지배인 폴은 투치족인 아내의 신분노출로 인해 위협을 당할까 두려워 가족을 호텔로 이동시킨다.

외신기자 등 외국인들이 많은 호텔이라 후투족은 쉽사리 호텔 진입을 하지 못했고 다행히 폴은 후투족이었다. 그런데 호텔로 투치족 사람들이 피신해 오기 시작했고  폴은 거부하지 못하고 그들을 숨겨 주었다.

 

그리고 도대체 같은 동족끼리 왜 이래야 하는지 화가 나고 두렵다.

 

100만명이 학살되는 지옥에서 혼자 1268명을 구하다

후투족이 투치족을 미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벨기에 식민지 하에서 벨기에의 힘을 빌어 부를 축적한 투치족에 대한 증오 때문이었다. 투치족 때문에 상대적인 박탈감이 있던 후투족에게 투치족은 적폐대상이었다.

하지만 후투족 역시 정치적 메세지와 달리 그들의 주머니를 채우기에 급급함을 보여 준다. 사람 사는 세상 어디나 돈과 권력이 가장 무서운 흉기이다.

 

어떻게 해서라도 한 사람 더 살려 보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폴의 모습에서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오스카 사장 모습이 오버랩 되었다. 목에 총구가 겨눠진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그의 판단과 선택은 그가 얼마나 영민한 사람인지 보여 준다.

여러 가지 다양한 협상의 순간에도 구차한 목숨 구걸이 아닌 당당한 거래의 기술을 보여 주는 폴. 100만명이 학살되는 중에 혼자 1200여명을 살린 그의 행적이 시종일관 가슴을 쪼이는 긴장감으로 몰입하게 한다.

 

이런 일이 1994년 르완다에 실제 일어났던 일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