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프 라스가드의 영화 '오베라는 남자'
직장이 오베의 마지막 삶의 끈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 끈마저 오베로부터 떨어져 나갔다. 이제 오베를 기다리고 있을 소냐에게 가야할 날이 된 것이다.
정리랄 것도 없는 주변을 정리하고 죽음의 문턱, 아니 소냐를 만날 문고리를 잡아 당기는 순간 이런 망할! 자동차가 눈에 보인다.
마을 안으로는 차량 진입이 금지되어 있는데 무식한 새 입주자 가족들이 무턱대고 차량을 끌고 들어 온다. 오베는 다음에 죽기로 하고 문을 열고 나가며 소리를 지른다.
까칠하고 원리원칙주의자인 오베는 마을의 수호자(?)겸 잔소리꾼이다. 오베는 마을 사람들이 불만스럽고 마을 사람들은 괴팍한 노인네라며 오베와 갈등 중이다.
맞는 말이지만 정말 밉살스럽게 말을 하는 오베. 그는 왜 이렇게 뒤틀렸을까?
사랑하고 의지했던 아내의 죽음 이후 삶은 더 이상 오베에게 의미가 없어진지 오래이고 그러다보니 일상에서 부딪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오베는 귀찮기만 하다.
죽음을 기다리느니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이유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죽으려고 하면 귀신 같이 나타나는 이웃 특히, 만삭의 파르바네 때문에 오베는 짜증이 하늘을 찌른다.
그렇게 오베의 이웃들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오베를 죽음에서 구해주고 점점 가까운 이웃이 되어 간다.
죽을 타이밍에 나타나는 훼방꾼들
소냐는 없지만 세상은 살만한 곳이고 오베는 아직 쓸모 있는 사람임을 그래서 세상은 행복하다는 걸 오베의 미소가 말해 준다. 그래, 사는 게 이런 거구나 흐믓한 미소를 짓는 오베.
이제 누구를 미워할 일도 없고 세상이 불만스럽지도 않다.
친절한 이웃이 있고 나를 필요로 하는 친구가 있기 때문이다.
백세시대라고 한다. 수명이 연장되지만 삶의 질은 떨어지는 그래서 오래 사는게 행운이 아니라 벌처럼 느껴진다면 그건 정말 가혹하다.
지금 내 이웃의 이야기이며 나중에 나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 오베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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