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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Interest

인상여와 화씨벽의 '완벽', 그리고 또다른 고사 '천의무봉'

 

인상여와 화씨벽의 '완벽', 그리고 또다른 고사 '천의무봉'

 

 

완벽(完璧)의 벽은 '구슬'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완벽은 직역하면 '완전한 구슬'이다.

 

중국의 역사서 『사기』의 「인상여열전」에 나오는 고사는 처음엔 완벽이라는 뜻이 '구슬을 완전하게 지킨다'는 뜻이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뜻은 점차 '완전한 구슬' '결점이 없는 것'이라는 뜻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완벽, 구슬에 얽힌 외교관 이야기

 

전국시대 조나라의 혜왕은 화씨벽이라는 귀한 구슬을 가지고 있었다. 구슬에 대한 소문을 들은 진나라 소왕은 자기 영내의 15개 성과 화씨벽을 바꾸자고 제안 아닌 제안을 한다.

 

그렇다고 구슬을 주지 않는다면 소왕은 힘으로 자신을 억압할 것이 뻔하므로 조나라의 혜왕은 진퇴양난의 곤경에 빠졌다.

 

 

 

 

 

이때 혜왕에게 한줄기 빛이 된 사람이 바로 인상여였다. 인상여는 혜왕의 명에 따라 진나라로 건너가 소왕에게 화씨벽을 내주었다. 하지만 소왕은 약속한 성을 주지 않고 구슬만 가로챘다. 이를 예상했던 인상여는 소왕에게

 

"보석이 훌륭하기는 하지만 중대한 결함이 있습니다. 신이 그것을 보여드리겠으니 잠시 돌려주십시오."라고 말하여 구슬을 돌려받자 인상여는 즉시 기둥으로 다가서서 다시 이렇게 말했다.

 

"대왕께서는 성과 화씨벽을 바꿀 마음이 없으신 것 같은데, 신은 보석을 가지고 돌아가겠습니다. 만약 대왕께서 힘으로 구슬을 빼앗으려 하신다면 신은 기둥에 제 머리와 구슬을 부딪쳐 가루로 만들어 버리겠습니다."

 

 

 

 

 

구슬을 가지고 숙소에 돌아온 인상여는 변복한 시종에게 화씨벽을 들려 조나라로 '완전하게' 돌려 보낸 뒤, 소왕에게 성을 내줄 것을 다시 청했으나 소왕은 이를 거부했다.

 

그러나 뒤늦게 속은 것을 안 소왕은 인상여를 죽이려 했지만 명분에 밀려 그럴 수가 없었다. 목숨을 걸고 구슬을 완전하게 지킨 인상여는 원래 조나라 환관인 무현의 가신이었으나, 진나라와의 이 외교교섭을 성공으로 이끌어 재상이 되었다.

 

 

 

천의무봉, 사물에 결점이 없이 완전함

 

천의무봉(天衣無縫)은 원래 기교의 흔적이나 꾸밈이 없고 지극히 자연스러우면서도 완전한 시나 문장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천의무봉에 대한 고사는 중국 송나라 때의 설화집인 『태평광기』에 나온다.

 

옛날 중국에 곽한이라는 이가 나무 밑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데, 하늘에서 어여쁜 여자가 내려왔다. "당신은 누굽니까?"라고 묻자, 여자는 "천상의 직녀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그 천녀가 입고 있는 옷에 꿰맨 자국이 없었다. 이상이 여긴 곽한이 그 이유를 묻자 천녀는 "하늘의 옷은 본래 바늘과 실로 꿰매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처음엔 고사에서 인용된 천의무봉은 완전한 시문이란 뜻이었으나, 지금은 '사물이 결점이 없이 완전함'을 표현하는 뜻으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