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년, 중고등학교 6년 해서 장장 12년 동안 빠지지 않고 배우는 과목이 있다. 국어 과목이다. 뭐 대학에서야 문과가 아니면 교양 정도로 배우는 건 차치하고라도 무려 12년을 배운 국어인데 모든 사람이 들인 시간만큼 언어 감각이 뛰어 난건 아니다.
그런데 미국인의 경우는 우리의 국어처럼 계속 배우는 과목이 그들의 국어인 영어이다. 어떻게 보면 영어(미국인에게는 국어)라는 과목의 점수가 언어 능력 즉 화술, 연설 능력 등과는 꼭 비례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전혀 영향이 없는 것은 아이다.
현재는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와 아직 현역으로 활동 중인 빌 게이츠는 분명 미국인이다.
그런데 이들 두 사람의 영어 실력을 평가한 재미있는 비교 자료가 있다. 물론 두 사람이 시험장에 앉아서 머리를 굴리며 시험을 본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두 사람의 영어 실력을 평가된 자료임에는 틀림없다.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의 영어능력 시험
수학능력시험도 아니고 도대체 두 사람의 영어 능력 평가는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영어시험의 전말은 시애틀 포스트의 토드 비솝이라는 기자가 대리로 치른 시험이었다. 바로 토드 비숍이 독자들을 위해 두 사람의 프레젠테이션을 ‘단어분석 프로그램’으로 분석한 결과를 기사로 발행하였다.
평가 대상은 2007년, 2008년에 걸쳐 ‘맥월드’와 ‘소비자가전 쇼’에서 발표한 두 사람의 프레젠테이션을 분석한 결과이다. 해당프로그램은 4가지 기준으로 문장을 분석한다.
그리고 평가결과는 평가한 점수가 낮을수록 훌륭한 프레젠테이션을 뜻하며, 이는 청중들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프레젠테이션이란 의미이다. 즉 프레젠터의 영어 실력이 낫다는 소리이다.
다음은 프로그램의 평가 기준과 평가 결과이다.
위의 평가 기준으로 단어 분석 프로그램을 실행한 결과이다.
결과에서 보듯이 시험 성적은 스티브 잡스가 더 좋다.
결과는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이 어려운 기술 용어나 복잡한 IT 기술에 대한 설명을 배제하고, 청중들이 쉽게 이해하고 주제의 전달이 명확하고 단순한 직접적인 언어를 사용했음을 보여준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의 연설 내용을 잠깐 들여다 보자.
어떤가? 확실한 차이가 느껴지는가?
빌 게이츠는 일단 설명이 복잡하고 표현이 추상적이며 무미건조한 느낌이지만 그에 반하여 스티브 잡스의 표현은 단순 명료하며 전달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티브 잡스식 단어 사용은
잡스식 단어 사용의 특징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연설이나 인터뷰에서 전문용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잡스는 언제나 단순 명료하게 감정 전달하는 단어를 즐겨 사용한다.
예를 들어, “아이팟이 가장 멋진 이유는 소장한 모든 노래를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닐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같은 표현이다.
스티브 잡스는 결코 어려운 단어나 기술적으로 복잡한 내용으로 프레젠테이션을 망치는 짓을 하지 않았다.
프레젠터가 아무리 미사여구와 전문적인 기술로 무장하였다 해도 프레젠테이션을 듣는 청중이 안개 속을 헤맨다면 그 어떤 내용도 비전도 열정도 전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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