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의 유래
'소주'라는 말은 '태워서 얻은 술'이라는 의미이다. '태운다'는 것은 증류를 뜻한다.
곡물이나 과일을 원료로 하여 발효시킨 술인 막걸리, 포도주, 맥주 등은 양조주이고, 이것을 증류하여 도수를 높이면 위스키나 보드카 같은 증류주가 된다. 대표적으로 안동소주나 개성소주 같은 전통 소주가 증류주에 속한다.
이것을 여러 번 더 증류하면 순수 알코올에 가까운 주정을 얻게 된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공장 제조 소주는 주정에 물을 타서 도수를 조정한 후 향신료를 첨가한 혼성주 혹은 재제주에 속한다. 또는 다른 말로 희석식 소주라고도 한다.
과거엔 증류하는 것이 상당한 기술 수준을 요구하기에, 소주 같은 증류주는 문명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술이었다. 유럽에서 증류기는 오래 전부터 존재했지만, 포도주를 증류하여 브랜디를 만든 것은 대체로 1100년경 이탈리아의 살레르노 대학이라고 전해진다.
증류기를 가리키는 알람빅(alambic)이라는 아랍식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아랍 과학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소주 제조기법도 아랍의 영향이 곳곳에 남아 있다.
아랍권에서 증류주를 아락(arak)이라 하는데, 개성 지방에서는 소주를 '아락주'라 부르며, 경상도와 전라도에서 소주를 만들 때 풍기는 냄새를 '아라기 냄새', 소주를 증류 후 남은 찌꺼기를 '아라기'라 부르는 것이 좋은 사례이다.
우리나라의 소주 소비량
한국주류산업협회와 주류업계에 따르면 2012년 상반기 기준 국내 소주 출고량은 16억 9025만 병으로 2011년 같은 기간의 16억 7105만 병보다 1.15% 늘어났다고 한다.
이는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을 3900만 명으로 잡았을 때 한 명당 43.3병씩 마실 수 있는 양이다. 경제 불황의 여파도 있지만 여전히 소주는 가장 서민적인 주류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추세라 하면 소주 소비량은 성인 일인당 80병 가까이에 해당하니까, 전 국민이 5일에 소주 1병을 마신 꼴이다. 실로 엄청난 양이다.
그런데 과거에도 소주를 과음하다 죽었다는 기록이 『조선왕조실록』에도 나왔으니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소주 권하는 사회'였나 보다.
진안군 이방우는 임금의 맏아들인데, 성질이 술을 좋아하여 날마다 많이 마시는 것으로써 일을 삼더니, 소주를 마시고 병이나 졸했다. <1393년(태조2) 12월 13일>
언제쯤 소주 소비량이 매년 줄어든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
물론 소주 만드는 회사에서는 달갑지 않겠지만 이제는 그런 기분 좋은 뉴스가 전해지는 건강한 사회를 기대해 본다.
'Repositorium > Interest'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과학으로 증명한 머피의 법칙 (23) | 2013.10.19 |
---|---|
서양의 바람둥이 돈 후안과 카사노바, 그들의 사랑방식은? (13) | 2013.10.09 |
인상여와 화씨벽의 '완벽', 그리고 또다른 고사 '천의무봉' (14) | 2013.10.02 |
금슬지락의 설화 '도미의 처' (15) | 2013.09.27 |
연설을 통해 본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의 영어 실력 (5) | 2013.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