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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한국의 무리정서 찜질방 - 그 곳이 찜찜해

 

한국의 찜질방 문화

어느 나라에도 없을 찜질방 문화를 두고 혹자는 한국 특유의  '무리정서'가 가장 잘 표현된 예라고 말한다. 장년층은 건강을 위해 몸을 지지러 가고 청년층은 친목 도모를 위한 대화를 하러 찜질방에 간다.

찜질방이 처음 생길즈음 한두번 가보고 발을 끊었다가 작년에 가봤는데 그 호화로운 내부 인테리어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넓기도 넓고 이름도 생소한 각종 방들에 사람도 많고 먹을거리도 많고 없는 게 없다.

 

 

 

찜질방의 종류를 황토방, 게르마늄방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요즘은 찜질방들은 자수정, 옥, 숯, 소금 등 몸에 좋다는 광물질들은 모두 모아 건강에 좋은 방을 많이 만들어 놓았다. 찜질방의 기본 기능은 열기로 체내 혈액순환을 돕고 독소를 배출하고 통증을 완화시키는 것이라고 하는데 각 방의 입구에 붙여진 설명을 보면 불치병이나 난치병도 고칠 것처럼 보인다. 

 

 

찜질방이 찜찜해

황토는 정말 100% 황토일까?(황토벽지처럼 보여서), 게르마늄이나 맥반석은 원석이 얼마나 들었을까? 자수정이나 옥은?  건강에 좋다는 숯도 잘 구워야 한다는데 참숯의 보증서는?  방들을 둘러보니 뭔가 찜찜하다. 바닥이 뜨거워 뭐 좀 깔아야 겠다 했는데 창고에 이불이 있다고 가져가라고 한다. 창고문을 여니 뒤엉켜 산처럼 쌓여있는 1인용 담요들이 눈살을 찌뿌리게 하였다. 이건 포기..... 

테마별 방들이 많지만 사람들은 어찌나 많은지 누울 자리가 없다. 자리를 잡지 못한 사람들은 텔레비젼이 있는 중앙 광장(?)에 눕거나 앉아 있다. 찜질방 면적에 비해 방이 턱 없이 모자르거나 입장 인원이 너무 많다. 구불구불한 논두렁 길마냥 누워 있는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다녀야 했다.

그러다 가장자리에 잘 뭉쳐진 먼지 덩어리가 눈에 띄었다. '이거 24시간 운영인데 청소가 제대로 될까?' 목욕이나 해야겠다 가보니 청소시간이라고 30분간 입장불가라고 한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미국에서 결혼한 사촌언니가 애 낳고 나더니 뜨끈한 아랫목에서 한숨자고 싶은 게 소원이라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한국 여자들이 산후에 뜨거운 방에서 뜨거운 미역국을 먹으며 땀을 내는건 출산으로 인해 흐트러진 몸을 정상회복시키기 위해서이다.

외국 의사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만의 '지지는' 민간요법인데 오랜 정서가 체질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한국 사람들에게는 의학적으로 설명이 안되는 효능들이 나타난다. 

찜질방은 몸을 건강하게 하고 정신과 정서에도 좋은 영향을 주는 건 맞지만 시설물과 비치 품목들의 위생 상태는..... 찜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