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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영화 '페이스 오브 러브' - 슬픈 사랑의 얼굴

 

영화 '페이스 오브 러브'

인생 황혼을 바라보던 금슬 좋았던 부부가 사별을 했다. 준비도 없이 닥친 사고에 마지막 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남편은 아내를 두고 떠나고 말았다. 남겨진 아내는 남편을 잊지 못하고 허전하고 쓸쓸한 나머지 생을 자투리 마냥 허비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배우자와의 이별이 손가락이 부러지는 고통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세월이 약이라고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흐려지고 다시금 일상 생활로 돌아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만약 죽은 남편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나타난다면 .....

 

 

 

니키는 생전에 남편과 들러보던 미술관에서 죽은 남편과 너무나 똑같은 남자를 보고 숨이 멎는것만 같았다. 혹시 그가 살아 돌아온 것은 아닐까 뒤쫓지만 놓치고 만다. 확인이 필요했다.

그 남자를 만났던 곳에서 잠복(?)을 하던 니키는 결국 그를 다시 만나게 되고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다시 남편을 만나것같은 착각에 사로 잡혔다. 그의 이름은 톰이라고 했다.

그를 잡아야 했다. 아니 다시는 한 마디 말없이 남편이 떠나도록  놓아줄 수가 없다. 그는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이다. 이것이 니키가 생각하는 톰의 모습이다.

 

 

 

"당신의 눈빛에서 빠져 나올수가 없어" 톰은 매력적인 니키가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것을 운명이라 생각하고 그녀와의 사랑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자신이 니키의 죽은 남편과 똑같이 생긴 것을 알고는 혼란스러워 그녀를 떠났다.

 

 

 

1년후 톰의 미술작품 전시회에 초대 받은 그녀는 그림 하나를 보고 얼어붙은듯이 그자리에 멈춰 섰다.

유리창 앞에 서 있는 밝은 색감의 남자는 죽은 남편이었고 유리에 비친 남자는 톰이었다. 유리창에 비친 톰의 얼굴은 괴롭고 슬픈 표정이 역려했고 두 남자는 유리창 너머 니키를 바라보고 있다.

 

 

슬픈 사랑의 얼굴

오랜 시간 혼자였던 톰에게 찾아온 황혼의 사랑은 그동안 잠자고 있던 예술의 열정을 일깨웠고 톰은 1년간 그림에 몰두하면서 니키와의 사랑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그 그림은 "처음으로 내 이름을 불러주는군" 마지막 톰의 말처럼 그가 얼마나 쓸쓸한 사랑을 하고 있는지 보여 주었다. 전시된 작품들을 남기고 톰마저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니키는 톰을 만나며 죽은 남편과 혼동될만큼 톰을 사랑했다.

톰이 그 사실을 알고 그녀의 사랑이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슬픔을 안고 떠나가긴 했지만 니키가 단순히 남편을 닮은 얼굴만 보고 톰을 사랑한 것은 아니다.

 

 

 

처음엔 낯익은 얼굴, 보고 싶었던 남편의 얼굴을 가진 이유로 만났겠지만 시간이 흐면서 톰의 존재감이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아무리 얼굴이 닮았다해도 톰이 불순한 사람이었다면 둘의 만남은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톰은 누가봐도 사랑받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남자였다.

 

 

 

혹시 톰은 니키의 죽은 남편 대역으로라도 그녀의 곁에 남고 싶지는 않았을까?  

톰이 죽기 전 니키를 위해 남긴 그림에 보여진 톰의 어둡고 쓸쓸한 표정이 가슴에 잔상으로 남는다. 니키와 톰, 그리고 죽은 니키의 남편 가렛. 모두 사랑하는 사람들이지만 아무도 행복한 얼굴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