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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지혜로운 이야기

파경의 유래 - 깨진 거울은 아름다운 부부애의 상징

 

파경의 유래

중국 남북조 시대 남조의 마지막 왕조인 진이 멸망하게 되었다.

진나라 사람 서덕언은 그의 아내와 헤어질 경우 다시 만날 기약을 하며 거울을 반으로 쪼개어 주었다. 서덕언은 분명 그의 아내가 수나라 사람에게 붙들려 갈것을 예상하고 헤어지고 나면 매년 장날에 반쪽 거울을 가지고 시장에 나와 팔고 있으라 했다.

난리중에 부부는 헤어지고 간신히 살아 난 서덕언은 정월 대보름날 장에 가서 반쪽짜리 거울 사라며 소리쳤고 어떤 사내가 가져 온 아내의 거울을 보고는 얼른 깨진 거울을 맞추어 보았다. 거울은 감쪽 같이 붙었다.

서덕언은 울음을 삼키며 거울 뒤에 시를 한 수 적어 보냈다. 거울은 돌아왔는데 아내가 돌아오지 못함을 아쉬워하는 시를 읽은 아내는 울기만 하였고 서덕언의 아내를 데리고 있던 양소는 부부의 금슬에 감동하여 그들을 고향집으로 돌려 보내주었다.

 

<사진 출처 : 문화광장>

 

 

동그란 거울을 봐야 온전한 얼굴이 보일텐데 반으로 쪼개진 거울속 반쪽자리 자신을 바라보며 헤어져 있는 동안 서덕언과 그의 아내는 얼마나 애를 태웠을까.

나라가 망하는 난리통에 혹 죽은 것은 아닌지 가슴을 졸이며 정월 대보름을 기다렸을 터이다. 서덕언은  아내의 미모와 재주가 뛰어나 난리중이라해도 지위가 높은 사람의 눈에 띄어 살아 남을 것을 예견하였다.

그의 예견대로 아내가 살아있음을 확인했지만 뛰어넘을 수 없는 현실이 그들을 가로막고 있었다. 이에 더욱 슬퍼한 이는 서덕언의 아내였다. 아내는 몇날 며칠을 울기만 했다고 전해진다. 남편의 시 한 수와 아내의 눈물로 이들 부부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파경(깨진 거울)은 아름다운 부부애의 상징

부부의 결혼생활이 깨져서 파탄지경에 이르는 것을 '파경'이라 말한다. 거울이 깨졌다는 뜻이다. 

조각조각 깨져 버린 거울의 예리한 파편들은 서로 상대 배우자를 찌르는 송곳처럼 불행한 결혼의 이미지로 떠오르게 하고 조각이 많을수록 부부 관계 회복이 불가능함을 예감하게 한다.

하지만 원래 깨진 거울(파경)은 굳건한 부부애의 상징이었다. 고된 현실이 갈라 놓은 부부지만 다시 만나고자하는 부부의 감동적인 지고지순한 사랑에 하늘이 감동하여 깨진 거울을 다시 붙여주기까지 하였다. 원래의 의미가 현대에 오면서 완전히 반대가 되버렸다.

 

 

서덕언 부부가 나눠 가졌던 깨진 거울(파경)은 헤어짐에 가슴아파하며 살점을 도려내는 마음이었다면 작금의 깨진 거울(파경)은 도저히 같이 살 수 없어 작정하고 집어던진 상대의 마음인가 보다.

진나라 사람 서덕언 부부가 자신들을 다시 이어 준 깨진 거울이 이혼의 대명사로 쓰이고 있다는 것을 알면 얼마나 황망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