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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영화 '이터널 선샤인' - 지우고 싶었던 사랑을 지키다

 

'세월이 약'이라는 속담이 있다. 몸에 난 상처든 마음에 생긴 상처든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흘러야 치유가 된다.

완전한 치유가 되지 않아 흉터가 흔적처럼 남기도 하지만 죽을 것 같은 고통은 시간과 세월 속에 점점 고통의 통증은 점점 옅어지기 마련이다.

자연스런 망각은 신이 인간에게 주신 몇 안 되는 유용한 선물 중 하나이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

우연을 가장한 필연으로 만난 연인, 조엘과 클레멘타인은 운명적인 사랑을 키워 나가며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오랫동안 사랑의 빈 자리를 채우지 못해 허전해하던 조엘의 생활은 그녀로인해 활기를 찾고 꿈결같은 사랑을 나누며 행복에 젖는다.

 

 

 

소심한 남자와 적극적인 여자의 만남은 처음엔 환상의 조합처럼 보였다. 연인은 성격이 비슷한것보다 반대인 경우가 훨씬 더 커플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나와 비슷한 성격은 이성적인 호감도가 덜 하지만 나와 다른 성격은 부딪칠 경우보다 신선한 매력으로 보일 경우가 더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호기심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인 탐험 욕구(?)라고나 할까.

 

 

 

하지만 이들에게도 사랑의 권태기가 찾아 왔고 운명 같았던 사랑은 기억을 지워버리고픈 마음이 들 정도로 상처가 깊어져 갔다.

 

 

 

결국 이들은 자신들의 '사랑의 기억'을 지우기로 했다. 그녀와 연관된 물건을 되짚으며 다시 돌아보는 조엘은 그녀와의 사랑을 지우기가 나무나 힘들다.

 

 

 

'그녀가 없는 곳은 기억나지 않아'라는 그의 말처럼 조엘에게 클레멘타인을 지우는 것은 기억의 일부가 아니라 전체였던 것이다. 지우려는 기억 속 그녀는 왜 이리 사랑스러운것인지....

 

 

 

지우고 싶었던 사랑을 지키다

조엘은 지워지려는 그녀를 지우지 않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세상 모든 이치처럼 기억은 인간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행복한 기억(추억) 때문에 사는 힘이 생기기도 하지만 불행한 기억 때문에 삶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얼마 전 사람의 기억 일부를 제거 가능하다는 학계의 발표가 있었다. 영화 속 과학이 현실화되는 속도가 빨라지는 요즘 세상이니 조만간 내가 원하는 기억만 가지게 될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사람들 모두 편집된 행복한 기억만 가지게 된다면 세상은 행복할까? 

삶의 전반을 흐트러뜨리는 악몽 같은 기억에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희망적인 소식이지만 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형태나 이야기는 달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겪게 되는 사랑, 그 사랑이 가슴 아픈 이별로 끝나는 실패한 사랑이라 하더라도 조엘처럼 섣불리 기억을 지우려는 것은 어리석은 판단이다.

사랑이 아름다운 것으로 기억되는 것은 때론 완성되지 못한 아쉬움 때문일지도 모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