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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Interest

별자리 이야기 '큰곰자리 작은곰자리' - 어머니를 향해 활을 겨눈 아들

 

어머니를 향해 활을 겨눈 아들

그리스 신화 속 제우스에게는 부인인 헤라가 있었음에도 님프 칼리스토를 보고 한눈에 반해 버렸다.

제우스가 본모습으로 다가가면 헤라의 눈에 띌 것을 염려해 칼리스토가 섬기는 아르테미스로 변해 그녀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얼마 후 칼리스토의 배가 불러오기 시작했고 아르테미스는 그녀를 추방해 버렸다.

 

 

 

칼리스토는 혼자 아들을 낳았으나 헤라가 이를 알고 칼리스토를 곰으로 만들었다. 세월이 흘러 칼리스토의 아들은 아르카스라는 이름의 사냥꾼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인줄은 꿈에도 모르고 자신을 애틋하게 바라보는 곰을 향해 활을 겨눈다.

이것은 헤라의 복수였다. 하지만 그 순간 제우스는 아르카스를 작은 곰으로 만들어 어미곰과 새끼곰을 하늘로 올려 보냈다. 이들이 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의 주인들이다.

 

큰곰자리 작은곰자리

북두칠성이나 카시오페아처럼 사물이나 글자 모양은 비교적 형태가 단순해 찾기가 쉽지만 큰곰자리나 쌍둥이자리처럼 인간이나 동물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별자리는 별의 위치만 보고 하늘에서 찾기란 전문가가 아니면 쉬운 일이 아니다.

국자 모양의 별자리 북두칠성을 포함하고 있는 큰곰자리의 경우도 19개의 크고 작은 별들의 집합체인데 국자 손잡이부분의 곡선이 곰의 꼬리로 그려지는 것만 빼면 나머지 머리, 몸통, 앞발과 뒷발 등을 눈으로 상상해 곰형상을 그려내기가 쉽지 않다.

 

 

 

큰곰 별자리는 비교적 등급이 높은 밝은 별들이 많은데다가 앞발과 뒷발에 3-4등급의 별들이 두 개씩 점처럼 붙어 있어  발의 위치와 모양을 가늠하기 좋은 별이다.

엄마를 알아보지 못한 기구한 운명의 주인공 아르카스는 작은 곰자리가 되어 엄마 곁에 있게 되지만 15년 동안 떨어져 있던 탓일까? 일정 거리를 두고 있음이 가슴 아프다.

하기사 하마터면 엄마를 활로 쏘아 죽인 천하의 패륜아가 될뻔한 아르카스는 아직도 큰 혼란속에 있을것만 같다.

 

별자리 이야기

바람피는 제우스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속아서 유부남의 아이를 가져 불륜녀로 낙인 찍힌 칼리스토와 그녀의 아들 아르카스.

날고 기는 신들의 세상에서 힘없는 요정에 불과한 이들은 제우스의 부인 헤라의 질투로 쫓기는 곰과 쫓는 사냥꾼으로 마주치게 되는 드라마틱한 운명에 놓이게 되었다.  

 

<제우스와 요정 칼리스토>

 

헤라의 불타는 질투심은 어미와 자식을 생이별 시키는 것도 모자라 자식이 어미에게 활을 겨누게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만들었다.

돌보지 못한 아들이 크게 자란 것을 보는 어미와 그런 어미를 그저 사냥감 곰으로 대하는 아들, 이보다 더 지독한 복수가 있을까 싶지만 시대를 불문하고 여자의 질투는 수많은 목숨을 빼앗기도 하고 스스로 지옥의 불구덩이 속으로 빠지기도 하는 등 많은 흑역사를 만들었다.

'시앗을 보면 길 가의  돌부처도 돌아 앉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남편이 첩(시앗)을 얻으면 점잖던 본부인도 시기와 질투를 하게 된다는 뜻으로 여인의 강한 질투심을 표현한 말이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나 본처의 패악스러운 질투로 인해 동물이 되어 만날 수밖에 없던 어미곰과 새끼곰의 이야기가 별을 따라 애절하게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