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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Interest

별자리 '거문고자리' - 에우리디케와 오르페우스의 슬픈 사랑 이야기

 

더 이상 울리지 않는 사랑의 하프 소리

헤르메스는 거북껍질과 소의 창자로 만든 하프를 아폴론에게 주었고 아폴론은 음악 천재였던 아들 오르페우스에게 그 하프를 주었다.

오르페우스가 하프를 연주하면 사람이나 동물은 물론 바위마저도 감동하여 부드러워질만큼 천상의 소리를 내었다. 신의 세계 모두가 그를 사랑하였는데 오르페우스가 사랑한 것은 나무의 요정 에우리디케였다.

이들은 신들의 축복 속에 결혼을 하였지만 에우리디케를 짝사랑하던 아폴론의 또 다른 아들 아리스타이오스는 호시탐탐 에우리디케를 빼앗기 위해 기회를 엿보았다. 그녀가 혼자 산책하던 때에 그녀에게 다가갔고 이를 눈치 챈 에우리디케는 도망치다가 뱀에게 물려 죽고 말았다.

 

 

 

깊은 슬픔에 빠진 오르페우스는 죽은 아내를 찾으러 지하세계 하데스에게 가서 혼신의 연주를 하며 아내를 돌려 줄것을 애원하였다. 이에 하데스는 거절하였으나 그의 아내 페르세포네가 감동하여 에우리디케를 데려가라 하였다.

하지만 에우리디케는 오르페우스의 뒤를 따라 가야하며 땅 위에 도착할때까지는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하였다. 그러나 땅에 마지막 발을 딛기 전에 뒤를 돌아보고 말았고 에우리디케는 다시 지하세계로 떨어져 버렸다.

미친듯 방황하며 하프를 연주하던 오르페우스는 비참하게 죽었고 주인을 잃은 하프를 아폴론이 하늘에 던져 모든 이들이 오르페우스의 연주를 기억하게 하였다.

 

거문고자리와 견우 직녀성

전갈자리와 함께 여름철의 대표 별자리인 거문고자리는 은하수 부근 천정점에 가까이 있다.

거문고 자리의 가장 밝은 별 α성 베가는 우리나라에서 직녀성이라 부르는 별로 하늘에서 4번째로 밝은 0.0등성의 별이며 거리는 약 26광년이다.

 

<사진출처 : 대전과학고 천문동아리>

 

거문고자리라는 이름은 우리나라에서만 시용하는 이름으로 거문고자리의 학명은 Lyra이다. Lyra는 U자형태의 악기로 현을 가로로 묶어 소리를 내는 지금의 하프와 비슷하다.  

 '베가'라는 이름은 베가와 인접한 두 별을 이으면 V자 형태가 되는데 이는 날개를 접고 하강하는 독수리라는 의미의 아라비아어 '알.나수르.알.와키'에서 변한 것이라고 한다.

 

 

거문고자리의 베가와 대응하는 지점에 독수리자리의 α성 알타이르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를 견우성이라 부른다. 베가와 알타이르 사이에는 별무리가 모여 있는 성운인 은하수가 견우와 직녀의 슬픈 눈물처럼 흐르고 있다.  

 

오르페우스의 슬픔

환상의 커플로 모든 신들의 부러움과 축복 속에 결혼한 오르페우스와 그의 아내 에우리디케의 부부금슬은 질투의 대상이 되어 이들 부부가 사별하게 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게다가 아내를 되찾지 못한 자책감에 다른 여자에게 눈도 돌리지 않은 오르페우스는 화가 난 여인들에 의해 처참한 최후를 맞고 말았다. 

 

 

너무나 금슬이 좋아 제 할일를 잊은 견우와 직녀는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1년동안 떨어져 있어야만 한다. 이들의 사랑을 질투한(?) 옥황상제의 분노 때문이다.

이처럼 과한 사랑은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간혹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어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사랑하는 아내를 두번이나 잃은 오르페우스의 슬픔, 1년에 하루밖에 만날수 없는 견우와 직녀의 슬픔. 8월의 별자리 거문고자리는 시대와 장소가 다른 동서양이지만 부부의 슬픈 이별 이야기를 담고 있어 흥미롭다. 

견우와 직녀가 만나 흘린 눈물이 모여 은하수가 되어 흐르고, 자신을 가장 잘 알아주던 주인을 잃은 하프는 은하수 강가에서 더 이상 아름다운 연주를 하지 못하고 오르페우스와의 행복했던 옛 추억만 더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