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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Interest

별자리 '염소자리' - 염소 머리에 물고기 다리를 가진 가축의 신 판

 

염소 머리에 물고기 다리를 가진 가축의 신  판

염소의 뿔과 다리를 가진 가축의 신 판은 외모와는 다르게 항상 매사가 흥겹고 유쾌한 성향을 가진 목신(牧神)이다. 

그렇지만 판은 작은 소음이나 움직임에도 잘 놀라는 경향이 있는데다 한 번 놀라면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패닉(공황장애)'이라는 말이 '판'에서 유래 했다고 함)

산을 내려 가던 판은 요정 시링크스를 보고 한 눈에 반해 버려서 그녀를 뒤쫓기 시작했고 시링크스는 판의 외모에 놀라 도망치기 시작했다. 강가에 도달했을 때 시링크스는 강의 신에게 도움을 청하였고 판이 잡는 순간 갈대로 변하였다.

 

 

판은 손 안에 잡힌 갈대로 피리를 만들어 이름을 시링크스라 하고 피리를 불었는데 그 소리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나일 강가에서 신들과 잔치를 즐기며 피리를 불던 판은 괴물 티폰이 나타나자 급하게 나일강으로 도망을 쳐야 했는데 너무 허둥대던 나머지 주문을 제대로 외우지 못해 다리만 물고기로 변하였다.

우스꽝스럽게 변해버린 판의 모습을 본 제우스가 다른 신들도 모두 보라고 판을 하늘에 올려 별자리로 만들었다.

 

별자리 '염소자리'

가을의 별자리인 염소자리는 10여개의 별로 이루어져 있으나 대부분 3등성 이하의 별로 구성되어 있어 특별히 밝은 별을 찾을 수 없다.

 

 

 

염소의 머리이자 뿔에 해당하는 곳에 그나마 밝은 4등성의 알파별과 3등성의 베타별이 있고 물고기 꼬리 부분에 더 많은 별들이 배치되어 있다.

염소자리는 염소의 머리에 물고기의 꼬리를 가진 복잡하면서도 기괴한  형태인지라 역삼각형의 별만으로는 가죽의 신 판을 상상하기란 상당히 어렵다.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의 제자들은 역삼각형인 염소자리를 천국으로 향하는 신들의 문이라 불렀다고 하며 죽어서 이 문을 통과한 사람만이 천국으로 갈 수 있다고 믿었다.  

 

염소자리는 자업자득

아름다운 사랑보다는 괴로운 이별  이야기가 많았던 별자리들 가운데 염소자리는 사랑이야기도 아닌 그렇다고 유머만이 있는 이야기도 아닌 조금 애매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별자리라 흥미롭다.

주인공 목신 판의 모습이 염소를 닮았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첫 눈에 반한 시링크스를 무작정 쫓아가는 판의 모습을 상상하니 쫓기는 시링크스에게는 그야말로 '패닉'이 쫓아오는 것 같았을 것이다.

판이 갈대로 변한 시링크스를 피리로 만들어 불 때만 해도 나름 사랑을 잃어 애처럽다 생각했는데 허둥지둥 도망치다 반신만 물고기가 되었다는 대목에선 실소를 금할수 없다. 

진중하지 못하고 침착하지 못한 자신 탓에 염소 머리에 이어 물고기 다리를 가진 염소자리 판의 모습은 자업자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