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그 집 이야기'

 

 

 

아이들이 나를 발견하기 전까지 나는 버려진 집에 불과했다.

아이들이 나를 찾고 사람들이 들어와 살게 되면서 나의 이야기는 다시 시작된다.

 

 

 

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추수를 하고, 결혼식이 치뤄지고 이듬해에 아이가 태어나고 자연과 사람은 그렇게 비슷한 시간들을 공유하며 서로에게 녹아들며 집에 뿌리를 내린다.

전쟁이 나고 홀로 된 어머니는 아이들을 외지로 학교를 보내고 슬픔과 외로움을 견뎌 낸다. 

 

 

 

전쟁을 겪고 다시 가난하고 지친 이들의 보금자리였던 나는 비가 오는 날, 그녀가 떠나면서 나도 이야기의 끝을 맺게 된다. 

 

 

 

낡은 벅돌을 다듬을 줄 아는 젊은이가 없으니 나는 다시 태어나야 하지만 나는 새 주소를 받아들일 수 없다.

하지만 나는 다시 햇살과 빗물을 온몸으로 느끼며 살아갈 것이다.

 

 

오래되고 낡은 집에 담긴 이야기

로베르토 인노첸티의 매력적인 그림에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깊은 산골에 버려진 낡지만 오래 된 집을 소재로 한 1인칭 시점 동화이다. 

1636이라는 숫자가 지어진 년도로 추측되는 이 집은 유럽 산골 어디쯤에 있음직한 오래 된 낡은 집으로 이곳에 사람들이 다시 들어온 것은 1900년. 270년만이다.

 

 

 

역병이 돌자 그것을 피해 들어 온 사람들은 치진 심신을 회복하며 다시 삶을 펼친다. 

집을 수리하고 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집은 다시 숨을 쉬고 화사한 얼굴을 가지게 되고 그동안 멈추었던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고 간직한다.

 

 

아기가 태어나고 자라고 죽음을 맞이하는 숱한 인생을 바라보며 집은 그렇게 거기 서서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하지만 100년이 더 지나자 집은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어져 버렸다. 

책의 말미에 옛 모습을 잃어야하는 집에 대한 안타까움이 마치 오래 된 인연의 손을 놓아야 하는 것처럼 못내 아쉽다. 멋지게 새로 지은 집이 옛날 그 집만 못해 보일정도로 말이다.

 

 

동화로 보는 세상

이번에 새로 알게 된 로베르토 인노첸티의 동화로 역시나 그림이 너무나 매력적이다.

처음 읽은 동화(빨간모자)보다 훨씬 더 감성적인 이 동화는 짧은 글을 길게 보여 주는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림에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으며 그것은 보는 이들에 따라 더 많은 상상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늦은 나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로베르토 인노첸티의 원숙한 감성과 인생관이 느껴지는 그의 그림들을 보기 위해 다른 동화도 찾아 봐야 겠다.

  


Posted by Zoo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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