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니츨러의 '죽은 자는 말이 없다'

프란츠는 이미 어둠이 쌓인 거리에서 엠마를 기다린다.

프란츠와 엠마는 준비해 둔 마차에 올라타고 남들 눈을 피해 말머리를 국도쪽으로 돌렸다. 엠마는 남편과 아이가 있는 유부녀, 프란츠와의 만남이 다른 사람들 눈에 띄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비포장 도로를 달리던 마차는 전복 사고가 나고 엠마와 마부는 정신을 차렸지만 프란츠의 상태가 위험해 보여 마부에게 마을로 가서 구조요청을 하라고 시켰다.

마부가 떠나자 엠마는 이 사고가 알려지면 안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마부가 오기전에 서둘러 마을로 돌아와 마차를 두 번 갈아타고 집으로 돌아온 엠마는 엉망이 된 옷을 갈아입고 아무일 없다는듯이 남편을 맞았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는 엠마의 낯선 행동들은 남편으로 하여금 엠마를 의심하게 만든다. 하지만 지금 엠마는 남편과 아이들이 있는 집에 있다.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

유부녀인 엠마가 불륜의 상대 프란츠와 마차 전복 사고를 당하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심리적 변화를 실감나는 긴장감으로 묘사한 재미있는 단편이다.

사고 발생 직후 경황이 없을 때는 연인인 프란츠의 생사여부가 중요했던 엠마는 정신을 가다듬고 나자 지금 자신이 프란츠와 같이 있는 모습이 사람들에게 발각되어서는 안된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둘의 관계는 불륜이었으며 그녀는 남편과 헤어질 결심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 가면서 엠마의 마음은 수십번 갈팡질팡 한다.

'프란츠가 깨어나 자신이 사라진 것을 알고 배신감을 느끼면 어쩌나? 만약 프란츠가 나였다면 그는 나처럼 도망치지 않았을텐데, 그래도 내가 있을 곳은 남편과 아이들 곁이 맞아, 이건 아주 나쁜 꿈이야 프란츠는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않을거야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까'

프란츠의 생사여부도 엠마의 완벽한 알리바이 조작의 성공 여부도 작가는 알려 주지 않고 끝을 맺는다. 엠마의 내적 갈등에 공감하는 이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이도 있을 것이다. 이 이야기의 결말은 독자 개개인의 몫이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의사였던 유태인 아버지를 둔 아르투어 슈니츨러 역시 정신과 의사였다.

하지만 작가로서의 삶이 더 길었던 그는 정신분석학으로 유명한 프로이트와 교류를 하면서 스스로 정신적 도플갱어라 칭했던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적 기법을 작품에 많이 사용했다.

슈니츨러는 사회전통의 압박과 소외, 또는 개인의 고독, 거짓과 실제에 대한 갈등 등을 예리하게 분석하는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Posted by Zoo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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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주부s 2015.06.20 12: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갑자기 슈니츨러 작품 한 번 보고 싶네요 ㅎㅎ

  2. BlogIcon 메리. 2015.06.20 19: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있는 정보네요. 잘 읽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