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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엠마 톰슨의 영화 '내니 맥피2 - 유모와 마법소동' - 지친 엄마를 위한 보모 맥피

엠마 톰슨의 영화 '내니 맥피2 - 유모와 마법소동'

 

 

전쟁터에 나간 남편은 소식이 없어 마음이 심란한데 속없는 친척은 남편이 아끼는 밀밭을 팔라고 쫓아다닌다.  천방지축 날뛰는 어린 세 아이들을 돌보며 가게를 운영하는 엄마는 너무나 바빠 정신을 차릴 틈이 없다.

그래서 오늘도 엄마는 목이 터져라 외친다.

 

 

 

"제발 가만히 좀 있으라구!!!!"

거친 바람이 불던 날, 널부러진 엄마를 위해 유모 맥피가 까마귀 한 마리와 신비한 지팡이를 들고 엄마를 도우러 집으로 찾아온다.

 

 

코 밑에 큰 점이 하나 떡하니 있고 그 밑으로 뻐드렁니가 입술 사이로 삐져 나온데다가 눈섭은 일자로 그어진듯 붙어 있는 보모 맥피의 첫 인상은 무섭다기보다는 비호감 그 자체이다.

무표정한 얼굴에 검은색 드레스 그 밑에는 까마귀 한 마리와 뱀처럼 꼬인 지팡이가 숨겨져 있다. 

유모 맥피의 지팡이는 말 안 듣는 아이들 서로 싸우는 아이들, 남을 배려하지 않고 욕심부리는 아이들에게 마법을 부려 얌전한 아이로 만든다.

 

 

 

시골 아이와 도시 아이의 다툼이 해소되는 과정에 보여주는 온갖 신기한 일들은 아이들과 관객들을 즐겁게 행복하게 만든다. 특히 5마리의 새끼 돼지가 팀웍이 생명인 씽크로나이즈를 추는 장면은 압권이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돼지들이 있다니. 하루종일 뛰어도 힘들 것 같지 않은 푸른 초원에서 신나게 뛰노는 아이들은 이제 맥피의 지팡이가 없어도 착하고 순한 아이들이 되었다.

 

 

 

아이들이 변하자 맥피의 얼굴에서 점이 지워지고 뻐드렁니가 없어지고 일자 눈썹이 없어지면서 아름다운 보모로 바뀌었다.

 

 

지친 엄마를 위한 보모 맥피

처음 맥피가 등장할 때는 마녀라해도 믿을만큼 섬뜩했다.

아이들을 마법의 지팡이로 혼쭐내면서 길들이는 모습도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점점 부드러지는 맥피의 모습을 보면서 맥피의 변화가 상징하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아이들의 일그러진 마음, 엄마의 지친 마음이 아닐까 싶다. 아이들과 엄마의 변화가 고스란히 맥피의 얼굴에 나타난 셈이다. 맥피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의 집 앞에는 또 마녀같은 외모의 맥피가 서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의 영화라 보는 내내 즐겁고 행복했다. 보모인 맥피가 나타나는 순간 영화 '메리 포핀스'가 생각났다. 

맥피와 메리 포핀스 모두 바람 부는 날 나타났는데 다른점은 맥피는 지친 엄마를 위한 캐릭터라면 메리 포핀스는 지친 아이들을 위한 캐릭터라는 점이다.

하지만 맥피와 메리 포핀스 모두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1964년작 '메리 포핀스'와  2010년작 '내피 맥피2 - 유모와 마법소동', 46년 정도의 세월차가 있지만 두 작품 모두 너무나 아름다운 영화이다.